美 국방예산 ‘이천조국’ 되나… 이란전 이유 40% 증액 편성
복지 깎고 국방 늘리는 형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이유로 내년도 국방 예산을 1조5000억달러(약 2264조원) 규모로 편성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 시각) 백악관이 이 같은 내용의 2027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예산안 개요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현 회계연도 국방비 대비 약 40% 증액된 수치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군사비 지출이다.

미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번 국방 예산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특히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연간 증가 폭 기준으로는 1950년대 6·25전쟁 이후 최대라고 평가했다. 2차대전 종전 직후 135억달러까지 급감했던 미국 국방비는 6·25전쟁 발발과 함께 500억달러로 급등한 바 있는데, 이번 증액이 그에 견줄 만한 규모라는 것이다.
백악관은 전체 국방 예산 중 1조1000억달러는 통상적인 예산 편성 절차로 처리하고, 나머지 3500억달러는 지난해 감세안 통과에 활용했던 별도 입법 방식으로 조달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소진된 탄약 등 군수품 보충, 이란전 수행에 필요한 전투력 유지를 위한 조치라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이란전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별도 예산안이 추가로 제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2264조원에 달하는 군비를 마련하기 위해 백악관은 기후·주택·교육 등 국내 부처 프로그램 예산을 전년 대비 약 10%인 730억달러 삭감할 계획이다. 2021년 인프라법으로 배정된 친환경 에너지 및 전기차 충전소 예산 150억달러도 삭감 대상에 올랐다.

반면 법무부 등 법 집행 기관 예산은 올해보다 13% 늘어난 400억달러 이상을 배정해 국경 단속과 불법 이민자 추방을 뒷받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오찬에서 “어린이집이나 메디케이드·메디케어 같은 사안을 연방 정부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며 “주 정부 차원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선 당시 메디케어 등 사회보장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던 것과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다만 백악관의 파격적인 예산안이 의회 문턱을 원안대로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방비 과도한 증액과 급격한 국내 예산 삭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개전 5주 차에 접어든 이란전 상황에 대해 정부가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다른 재정 조정 없이 국방비만 대폭 늘어날 경우 현재 39조달러에 달하는 국가 부채가 향후 10년간 최대 6조달러 이상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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