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돌아오는 '해리포터'… 신드롬 재현할 수 있을까

박재령 기자 2026. 4. 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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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이틀 만에 HBO 역사상 최고 조회수
영화에서 생략된 원작 내용 충실히 반영될 듯
'권선징악' 플롯 구시대적이다? 비관적 전망도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해리포터 드라마 시리즈 예고편. HBO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드라마 '해리포터'의 첫 예고편이 공개됐다. 미국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이 영상은 이틀 만에 모든 플랫폼에서 2억77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해 HBO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예고편이 됐다.

예고편에 담긴 모습들은 해리포터 원작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계단 창고에서 지내며 페투니아 이모에게 구박받는 해리의 모습과 그런 해리를 마법사의 세계로 인도하는 해그리드, 호그와트행 열차 안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론과 헤르미온느까지. '해리포터 신드롬'을 재현하기에 필요한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원작과 차별화를 둔 지점도 드러났다. 1998년 출간된 소설 제목(미국 기준)은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이다. 마법사를 뜻하는 '소서러스'(Sorcerers)가 사용돼 한국에서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번역됐다. 그러나 드라마 제목은 '소서러스'가 아닌 '필로소퍼'(Philosopher)를 썼다. 조앤 K 롤링은 과거 인터뷰에서 '철학자', '현자' 등의 느낌을 가진 '필로소퍼'를 제목으로 하길 원했지만 '마법'이 강조됐으면 하는 출판사 의견에 따라 제목을 바꿨으며 이것이 후회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앤 K 롤링은 이번 드라마에서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 지하철에서 해리와 대화하고 있는 해그리드. HBO 유튜브 갈무리

예고편에는 해리가 호그와트에 가기 전 '머글'(마법을 쓸 수 없는 사람) 학교에 다니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하나의 챕터를 대략 2시간 안에 구현해야 하는 영화의 한계상 소설에 있는 내용이 생략됐는데 이번 드라마 버전에선 원작의 내용이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고편에서 해그리드가 해리를 런던 지하철로 데려다주는 모습 역시 새로운 장면이다.

드라마는 HBO의 OTT 시리즈 HBO Max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방영될 예정이다. 1권 기준 소설 출판 이후 약 30년 만이다. 첫 번째 시리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부터 일곱 번째 시리즈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까지 각각 시즌제 드라마로 편성될 예정이라 완결까지 대략 10년이 예상된다. 한국에선 쿠팡플레이가 HBO Max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막대한 제작 비용 탓에 매년 새 시즌 방영이 가능할 것 같진 않다. HBO 최고 경영자 케이시 블로이스는 지난달 30일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하우스 오브 드래곤'이나 '라스트 오브 어스'처럼 방대한 세계관을 구축하는 대형 시리즈의 경우 매년 방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작 측면에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권선징악' 해리포터는 Z세대 세계관과 맞지 않는다?

2011년 마지막 영화 이후 15년 만에 돌아오는 해리포터는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2월 뉴욕타임스(NYT)엔 <해리포터 세대는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한다>(The Harry Potter Generation Needs to Grow Up)란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칼럼니스트 루이스 페리는 칼럼에서 해리포터의 낙관주의적 세계관이 지금의 시대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영화판 '해리포터' 주인공들(위)과 드라마판' 해리포터 주인공들(아래). 다니엘 래드클리프 인스타그램

해리포터는 머글을 핍박하는 순혈주의 집단에 맞서 악의 축 '볼드모트'를 처단하는 권선징악형 플롯을 가지고 있다. 칼럼에서 언급된 2014년 연구에 따르면 해리포터는 이민자, 동성애자, 난민에 대한 독자들의 공감대를 높여주는 영향을 실제로 줬다. '해리포터 신드롬' 당시엔 멈추지 않는 세계화와 자유화 열풍에 따라 세상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품에 반영됐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그런 기대감을 가지지 못한다는 게 루이스 페리의 주장이다.

반론도 상당하다. 칼럼이 나간 이후 NYT엔 여러 반대 기고가 실렸다. 한 독자는 “해리포터는 시대와 동떨어지고 낡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감을 주고 시대를 초월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날처럼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시대에 호그와트 학생들의 가치관은 영감을 주는 이상”이라고 했다.

▲ 지하철에서 해리와 대화하고 있는 해그리드. HBO 유튜브 갈무리

다른 독자는 “루이스 페리와 저는 정반대로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들도 악에 맞설 수 있다는 생각은 결코 순진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택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야기들은 결코 구시대 유물이 아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마주한 적대적인 세상에서, 믿음과 희망은 필수적인 방어구”라고 했다.

엔터테크 전문 뉴스미디어 '다이렉트미디어랩'은 높은 예고편 조회수가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다이렉트미디어랩은 “OTT 시장에서 예고편 조회수는 단순 마케팅 지표가 아니라, 향후 가입자 유입과 시청 전환율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로 작용한다”며 “패럿 애널리틱스의 시청자 이동 경로 데이터에 따르면, 해리포터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시청한 이용자 약 25%는 이후에도 같은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 소비를 이어간다. 이는 OTT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체류시간'과 직결되는 지표”라고 했다. 이어 “해리포터는 가족·청소년·성인을 모두 포괄하는 인기 IP로, 플랫폼 전반의 이용자층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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