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그라운드 홈런까지…롯데 만나면 폭주! 아기짐승 "죄송하다 할 수도 없고, 미움받을 것 같아"

박승환 기자 2026. 4. 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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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박승환 기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그렇고…"

SSG 랜더스 최지훈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는 최지훈은 아직까지 SSG와 연장계약을 맺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부터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진 못한 상황. 때문에 최지훈은 올 시즌을 통해 어떻게든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최지훈은 5경기에서 타율 0.188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전날(2일) 마지막 타석에서 나온 홈런이 기폭제가 된 것일까. 최지훈이 펄펄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최지훈은 이날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2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박성한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면서 득점까지 확보했다.

이날 최지훈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3회였다. 5-0으로 앞선 3회초 2사 3루에서 최지훈은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고, 이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직격했다. 최초 스피드를 올리지 않던 최지훈은 2루 베이스를 지난 직후 스프린트를 하기 시작했고, 3루를 지나 홈을 향해 내달린 결과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만들어냈다.

▲ 최지훈 ⓒ곽혜미 기자
▲ 최지훈 ⓒSSG랜더스

이는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한다면 구단 역대 4번째, SSG 체제에서는 사상 첫 번째였으며, KBO리그 역대 103번째 역사로 연결됐다. 사실상 승기를 잡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지훈은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희생플라이 타구에 다시 한번 홈을 파고들면서 3득점째를 만들어내며, SSG의 17-2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경기가 끝난 뒤 이숭용 감독은 "특히 (최)지훈이와 (박)성한이가 맹활약하며 팀 타선을 잘 이끌어줬다. 무엇보다 3회에 나온 지훈이의 그라운드 홈런을 칭찬하고 싶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어땠을까. 최지훈은 "타구가 잡힐 것이라 생각했는데, 계속 날아가더라. 그래서 '한번 홈에 들어가볼까?' 하고 2루에서 스피드를 올렸다. 코치님도 돌리셨고, 들어가봤는데 살더라. 처음에 타구가 잡힐듯 말듯 했다. 그래서 2루타는 확정이니, 타구를 보면서 뛰었는데, 수비수가 못잡는 제스처라서 2루 부근부터 스피드를 올렸는데 운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최지훈은 "첫 경험이라서 짜릿하긴 했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홈에 들어왔는데, 숨이 안 쉬어지더라. 자주 하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최지훈 ⓒ곽혜미 기자
▲ 최지훈

유독 롯데만 만나면 달라지는 최지훈은 사직 롯데전에서는 더욱 강하다. 데뷔 첫 만루홈런을 사직 롯데전에서 기록했는데, 이날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까지 만들어냈다. 이에 최지훈은 '사직 롯데전에 강하다'는 말에 "아니에요"라고 손사래를 치며 "어제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쳤는데, 우연치 않게 사직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다가 부산 팬분들께 진짜 미움을 받을 것 같다. 진심으로 나를 싫어하실 것 같다. 오늘 주변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서 살짝 부담이 됐는데, 이렇게 또 결과가 나왔다"며 "스스로 의식하진 않는데, 나도 모르게 내면에서 의식을 하는 것 같다. 똑같은 플랜으로, 그날 투수에 맞춰서 들어가는데, 유독 사직에서만 이런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그렇고, 그런데 기록이 나오니 할 말이 없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최지훈은 현재 연장계약이든 FA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그는 "시즌을 시작한 이후 SSG의 일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중이다. 올해 잘하면 좋은 계약을 할 것이고, 못하면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 편하게 한 경기씩 임하고 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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