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복심’ 실질적 2인자로…조용원 전면 배치

KBS 2026. 4. 4. 08:4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 1인 독재체제인 북한, 그 절대 권력의 바로 옆에 누가 있는지는 북한의 권력 구조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목받는 이 사람, 이번 노동당 대회를 거치며 서열 2위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자리에 오른 조용원입니다.

김 위원장이 시찰할 때 양말 바람으로 수행하고, 간부들 충성도를 관리하는 등 김정은의 복심으로 통해왔습니다.

그가 왜 전면에 등장했는지, 그리고 독재 권력에서 2인자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를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평양 만수대의사당.

지난달 22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상임위원회와 국무위원회,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핵심 실세로 꼽히던 조용원 전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선출됐습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북한 내 권력 서열 2위 자리입니다.

[조선중앙TV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조용원."]

조용원은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자리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직책만 놓고 본다면 김정은 위원장에 이은 '실질적 2인자'라는 평가입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은을 대신하는 국가수반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외국의 대사가 평양에 부임하면 신임장을 제정할 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신하기도 합니다. 그동안에 조용원은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서 인사, 조직 관리 등의 문제를 배후에서 조용하게 처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전면에 나서면서 조직 인사뿐만 아니라 김정은을 대신해서 주민들에게 김정은 주의를 확산시키는 대표적인 얼굴마담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1957년생인 조용원은 자강도 출신으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졸업 후 강원도 당 조직부 지도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중앙당 조직부를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조선중앙TV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용원 동지가 동행했습니다."]

그런 조용원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입니다.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선 존재감을 각인시키기도 했는데요.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뒤를 돌아 그를 부르는 모습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특히 자세를 낮춰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미소까지 지어 보이는 모습은 그가 김정은 체제의 실세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대목이었습니다.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 가는 곳이면 그림자처럼 수행을 이어간 조용원.

그의 정치적 위상은 2021년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조선중앙TV/2021년 1월 :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김정은,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 조용원."]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위원회 비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 당·정·군의 핵심 보직을 모두 꿰찬 것입니다.

8차 당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디자인의 가죽 코트를 입고 나타나 주목을 받았는데, 조용원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받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부소장 : "조용원 같은 경우에 얼마나 김정은의 신임을 받았느냐 그가 2021년 개최된 8차 당대회에서 맡은 직책을 보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에 선출됐어요. 이 세 개 직책에 모두 다 선출된 경우는 1980년 6차 당대회 때 김정일, 8차 당대회 때 김정은 말고는 없습니다. 그만큼 조용원은 김정은 핵심 측근 중의 측근이고 핵심 측근을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그리고 평상시 입법을 관장하는 그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에 앉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김정은 체제에서 큰 부침 없이 승진 가도를 걸어온 조용원.

그 비결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내부 결속 및 충성도 관리에서 성과를 보여준 점이 꼽힙니다.

실제로 조용원은 고위 간부들의 무능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고,

[조선중앙TV/2021년 2월 : "당 중앙위원회 비서 조용원 동지는 주요 계획 지표들을 한심하게 설정한 데 책임이 있는 당 중앙위원회와 정부의 간부들을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남포시 온천군과 자강도 우시군에서 발생한 간부 부정행위도 강도 높게 질타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5년 1월 : "사건의 주모자, 가담자들은 지도 간부로서의 초보적인 자격도 없는 썩어빠진 무리, 방자한 오합지졸의 무리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늘 낮은 자세로 김정은 위원장을 대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직접 뛰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2023년 8월,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피해를 입은 강원도 안변군 농장들을 시찰했을 당시 조용원은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양말 바람으로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부소장 :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굉장히 온화하고 낮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거든요. 간부가 존재감을 특별히 보인다든가 그랬을 때는 그 간부에 대해서 경계할 수도 있고 그런데 조용원은 항상 낮은 모습을 보여줬고 자기 관리를 그동안 잘했다고 봐야겠죠."]

이 때문에 이번 조용원 인사는 단순한 인적 쇄신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적인 복심을 전면에 내세워 김정은 위원장 중심의 단일 지도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김정은은 조용원 등의 보좌를 받아서 '김정은 주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주의라 하면 선대 지도자들보다 김정은이 보다 우월하고 더 지도를 강화할 인물로 북한 주민들에게 비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역할에 있어서 조용원의 2인자 부상은 북한의 용병술의 또 다른 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부소장 : "항일 빨치산 2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최룡해였는데 이 세대가 쇠퇴했다는 건 김정은이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와는 인맥적으로 단절하고 자기 시대 김정은 2.0 시대를 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걸로 볼 수 있죠."]

또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가운데 조용원이 명목상 외교 대표로 김 위원장의 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도 보여지는데요.

최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은 조용원을 가장 먼저 소개해 위상을 확인시켰습니다.

조용원은 러시아 국영 통신사 대표단과의 면담을 주관하는 등 외교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조용원 동지가 30일 평양 의사당에서 타스 통신사 총 사장 안드레이 꼰드라쇼브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타스 통신사대표단을 만났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부소장 : "가령 외국에서 비동맹회의가 개최된다 그럴 때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직접 가는 게 아니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냈죠. 그러니까 앞으로 북한이 외교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데 그 경우에 조용원이 북한을 대표하는 얼굴마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조용원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우려의 시선도 공존합니다.

독재 권력에서 2인자는 최고지도자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 용도 폐기될 수 있는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남성욱/숙명여대 석좌교수 : "15년 이상 최측근으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조용원의 역할은 보다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북한 정권은 1인 지배체제가 확고하므로 인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 2인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용인술은 과거에도 빈번했습니다. 그 때문에 2인자가 됐다고 해서 앞으로 영원히 김정은과 함께 간다라는 보장은 없고요."]

철저하게 자신을 낮춘 충성심으로 북한 권력의 전면에 선 조용원.

김정은 체제의 새 얼굴이 된 그가 앞으로 북한의 대내외 정세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그리고 절대 권력 곁에서 그 위상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