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권유리부터→이서진·심은경까지…톱스타 줄줄이 이동에 '판도 변화' 주목 [TEN스타필드]
[텐아시아=정다연 기자]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던 배우들이 연극 무대로 향하고 있다. 단순한 무대 복귀를 넘어, 연극계 구조 변화의 신호로 읽히는 움직임이다.
김선호, 주종혁, 금새록, 문근영, 이현우, 진서연, 소녀시대 권유리 등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이서진, 고아성, 심은경까지 연극 출연을 예고하면서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이서진과 고아성은 오는 5월 '바냐 삼촌'으로, 심은경은 '반야 아재'를 통해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데뷔 20년이 넘은 배우들까지 연극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의 무게감이 다르다.
복귀와 도전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문근영은 '오펀스'로 9년 만에 무대에 돌아왔고, 김선호 역시 '비밀통로'로 4년 만에 연극 팬들과 재회했다. 주종혁과 금새록은 '블란서 금고'에서 원로 배우 신구와 호흡을 맞추며 무대 경험을 쌓고 있다.

배우들이 연극을 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가장 큰 매력은 '거리'다. 카메라를 매개로 하는 영상 매체와 달리, 연극은 관객과의 직접적인 호흡을 통해 감정을 교류한다. 같은 대본이라도 매 공연이 달라지는 특성 역시 배우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매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콘텐츠 시장의 변화다. OTT 플랫폼 확장으로 작품 수는 늘었지만, 배우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차별화가 어려워진 환경 속에서 연극은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 없는 연기, 즉각적인 반응, 현장성이 결합된 무대는 배우에게 또 다른 경쟁력을 만들어주는 장치다.
이 같은 흐름은 연극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타 배우 유입은 관객 저변 확대와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실제로 지난해 박정민과 전도연이 각각 '라이프 오브 파이'와 '벚꽃동산'으로 무대에 올라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성을 입증했다.

반면 우려도 적지 않다. 스타 중심 캐스팅이 고착화될 경우 작품의 완성도보다 '이름값'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제작비와 출연료 상승으로 인한 제작 환경의 부담, 신인 배우들의 설 자리 축소 역시 현실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공연계 내부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한 공연 업계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과거 연극이 신인 배우의 등용문이었다면, 최근에는 커리어를 가진 배우들이 자신을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스타 배우 유입이 관객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 흐름은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 연극계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지, 혹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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