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가 이상한 걸 본다고요” 나라가 SNS 막자…둘로 쪼개진 민심 [박민기의 월드버스]
인니도 청소년 SNS 규제 꺼내들어
미성년자 절반 ‘온라인 괴롭힘’ 당해
찬반 의견 충돌…성공 여부에 관심
![미성년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4/mk/20260404070907778hcmh.jpg)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정책은 음란물, 사이버 괴롭힘, 온라인 사기, 중독 등 청소년들이 노출될 수 있는 고위험 디지털 플랫폼들을 대상으로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계정 생성을 금지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합니다. 이에 따라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주요 SNS 플랫폼에서 신규 계정을 생성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들 플랫폼보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부 SNS 서비스는 청소년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설정과 부모의 통제를 동반해야 합니다. 아울러 위치 추적과 프로파일링 제한 등 한층 더 엄격한 보호 장치가 적용돼야 합니다. SNS 플랫폼 기업들은 오는 6월까지 아동 안전에 대한 자체 평가를 실시해야 하고, 정부 방침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 내 접속 제한 등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관련 규제 시행에 나서면서 SNS 기업들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X(옛 트위터)는 자사 플랫폼의 최소 이용 가능 연령을 16세로 상향하기로 결정했고, 로블록스는 인도네시아에서 16세 미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콘텐츠·커뮤니케이션 통제 장치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메타플랫폼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새로운 규정이 실행 가능한 방식으로 이행되기를 희망한다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정부와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무티아 하피드 인도네시아 통신디지털부 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되는 모든 디지털 플랫폼은 새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아동 보호는 공동의 책임으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생태계에서 운영되기 위해서는 규정 준수가 필수적”이라고 블룸버그에 전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동·청소년 SNS 금지법을 시행하기로 한 이유는 자국 아동들이 유해 콘텐츠에 광범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인 인도네시아에 사는 16세 미만 인구는 약 7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2023년 유엔 연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미성년자의 절반가량이 SNS에서 성적 이미지를 접한 적이 있고, 절반 이상은 온라인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들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4/mk/20260404070909212xwxg.jpg)
이에 찬성하는 부모들은 SNS 사용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10대 자녀들을 설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며 SNS 금지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녀들이 식사 시간에 휴대전화를 만지는 대신 가족과의 대화 시간이 늘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반면 반대 측은 법이 시행됐음에도 자녀들이 여전히 우회로를 찾아 SNS에 접속하거나 아직 금지되지 않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일부 아동·청소년들은 형·누나 등 다른 가족의 사진으로 연령 확인을 속이거나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잔 소여 호주 멜버른대 청소년건강학 석좌교수는 “아동·청소년 SNS 금지법은 당장 효과를 내는 만병통치약이라기보다는 천천히 타들어가는 불길처럼 서서히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효과는 아직 SNS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영유아들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호주에 이어 규제에 나선 인도네시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SNS 금지법을 지지하는 쪽은 이번 조치가 자녀들의 SNS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비판론자들은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일방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은 관련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측면이 있고 나아가 아이들의 소통과 자기 표현 수단을 빼앗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특히 호주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영국, 그리스, 덴마크, 브라질 등 10여개가 넘는 다른 국가들도 아동·청소년 SNS 금지법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사회적 실험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스만 하미드 국제엠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 사무총장은 “SNS 관련 규제는 아동·청소년들의 디지털 플랫폼 사용을 전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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