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보다 더 좋은 음악 다큐멘터리 [.txt]
레드 제플린·카녜이의 초기 담고
BTS 앨범 제작 과정 보여주는 다큐
서로 다른 장르, 아티스트들의 세계

과장된 제목임을 인정하고 글을 시작한다. 영화나 소설보다 그 작품을 다룬 평론이 재미있는 경우가 거의 없듯이 음악보다 음악 다큐멘터리가 더 좋은 경우도 흔치 않다. 이제 소개할 세편의 음악 다큐멘터리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마침 전혀 다른 세가지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다큐멘터리가 동시에 넷플릭스에 떠 있길래 라디오 피디로서 놓칠 수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제목을 붙여보았다.
1. 레드 제플린의 탄생
이 다큐멘터리는 3명의 멤버 인터뷰가 뼈대를 이룬다. 사망한 드러머 존 보넘을 제외하고 보컬인 로버트 플랜트와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와 베이시스트 존 폴 존스가 각자의 기억을 차분하게 읊조린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인터뷰 중심의 구성인데도 눈과 귀를 돌릴 수 없는 이유는 이전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 자료 덕분이다. 벌써 50년이 훨씬 더 지난 과거의 사진과 영상이 우리를 1960년대 영국으로, 록과 헤비메탈이 태동하던 현장으로 데려다준다.
다만 짜릿한 성공담을 만끽하고 싶은 분이라면 실망할 것이다. 레드 제플린이 팝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밴드 비틀스의 뒤를 이어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군림했던 것은 분명하나, 이 다큐멘터리는 밴드가 조직되고 음악적인 방향성을 만들어나가는 초기 시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원래 레드 제플린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환호를 지를 만하다. 이를테면 ‘홀 로타 러브’(Whole Lotta Love)의 사운드 디자인을 지미 페이지가 직접 알려주는데, 원조 맛집의 비밀 조리법을 주방장에게 직접 전해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 큐시트 첫 곡으로는 레드 제플린의 수많은 명곡 중 ‘이미그런트 송’(Immigrant Song)을 골랐다. 워낙 인상적인 노래여서 영화 오프닝에 통째로 실린 적만 두번(‘토르: 라그나로크’,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있는데, 오늘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2년 공연 영상을 추천한다.
https://youtu.be/RlNhD0oS5pk?si=CrkXgQ02ZNHEMo1Q
2. BTS: 더 리턴
방탄의 새 앨범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음악을 담고 있다. 듣기만 해도 칼군무가 연상되는 전매특허 같은 케이팝 사운드는 자취를 감췄다. 그들이 만들어낸 전형을 그들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 발랄한 소다 팝도 감미로운 사랑 노래도 없다. 대신 막내 정국을 제외하면 모두 서른을 넘긴 멤버들이 직접 참여한 노래들이 14개 트랙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과도 같은 앨범 준비 작업을 보여준다. 케이팝의 황제로서 자부심이나 세계 팝 시장을 주름잡는 슈퍼스타의 화려함 대신 변화를 앞둔 불안과 인간적인 고민이 가득하다. ‘뷔’가 다저스 경기 시구를 하면서 오타니 쇼헤이 선수와 만나는 장면이나 최우식과 박서준 배우가 동석한 술자리 같은 볼거리도 좋고,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장면은 민요 ‘아리랑’을 어떤 방식으로 녹여낼지를 놓고 멤버들이 방시혁 의장을 비롯한 하이브 관계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누구 주장이 받아들여졌냐고? 다큐멘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단은 타이틀 ‘스윔’의 뮤직비디오부터 감상해보자.
https://youtu.be/b4iVv91Z6lY?si=6cv9mYfZLDxN1yhN
3. 카녜이 3부작(Jeen-yuhs: A Kanye Trilogy)

힙합 아티스트로는 정점이었고 정신질환과 각종 논란이 심해지기 전, 그러니까 보름달과도 같던 시절의 노래 ‘런어웨이’(Runaway)를 추천한다. 카녜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https://youtu.be/Bm5iA4Zupek?si=4DPSuhKHiNqwwODR
이재익 에스비에스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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