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막막하다면…알아서 굴려주는 ‘생애주기펀드’ 아시나요?[경제뭔데]

배재흥 기자 2026. 4.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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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노후자금인 퇴직연금 운용에서 저축보다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개인이 직접 퇴직연금을 굴리는 경우도 많지만, 전문가들이 대리 투자를 해주는 형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퇴직연금 중 ‘생애주기펀드’(TDF)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투자자의 나이와 은퇴시점을 고려해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똑똑한 상품입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4년 처음 400조원을 돌파했는데요. 개인이 직접 퇴직연금을 굴리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IRP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이른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도 전년보다 4.6%포인트 오른 17.4%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정기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비중이 크지만, 과거보단 퇴직연금 운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흐름입니다. 다만 은퇴 시점까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장기간 운용해야 하는 점은 부담일 수 있습니다. 생애주기펀드(TDF) 시장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TDF는 투자자의 나이와 은퇴 시점을 고려해 주식 같은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정해나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입니다. 은퇴 시점이 멀수록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가까워지면 채권 비중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TDF 상품명엔 ‘2040’ ‘2050’처럼 은퇴 시점을 뜻하는 연도가 들어갑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TDF의 역할’ 보고서에서 “DC형과 IRP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투자 위험을 직접 부담하면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며 “자산 운용에 소극적인 가입자에게는 자동 자산 배분 구조를 제공하는 TDF가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TDF의 순자산은 2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5.2%(9조원) 급증했습니다. 2018년(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18배 성장했네요. TDF 순자산의 95.3%는 연금이 차지하는데 이 중 퇴직연금 비중이 83.8%에 달합니다. TDF가 퇴직연금의 핵심 투자 수단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연도별 TDF 순자산 현황 . 금감원 제공

수익률도 양호합니다. 지난해 전체 TDF 연간 수익률은 13.7%로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6.5%)보다 2배 높았습니다. DC형이나 IRP 가입자가 별도 상품에 투자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운용되는 디폴트 옵션(3.7%)보단 4배가량 수익률이 높았습니다. 노후자금이라는 특성상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퇴직연금에서 TDF가 대안으로 부각되는 이유입니다.

TDF 시장이 커지자 금감원은 리스크 관리에도 나섰습니다. 이달부터 해외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액 한도를 80% 이내로 제한했는데요. 특정 국가에 편중한 투자는 시장 변동에 따라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TDF의 43%는 미국에 투자됐습니다.

아울러 금감원은 투자자가 TDF 운용 전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사가 도표와 그래프를 함께 제공하고, 5년 단위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목표 비중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TDF의 투자 대상 국가 및 국내 주식·채권 비중과 상품별 위험자산 투자 비중 등 운용전략을 확인해야 한다”며 “장기간 투자하는 경우 TDF 총보수가 장기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므로 여러 TDF의 총보수 수준을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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