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 흔적 지우나…박윤영호 'AI 새판짜기'

이수영 기자 2026. 4.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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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대표 시절 AI 부문 핵심 잇단 이탈
외부 영입 전진 배치…박윤영 체제 인적 쇄신
독파모 탈락·빅테크 협력 미진…AX 성과 주목


박윤영 KT 대표가 취임 후 인공지능(AI) 조직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대표 초거대 AI 모델 '믿:음' 개발을 이끈 배순민 상무를 비롯해 전임 대표 시절 AI 조직을 이끌던 인물들이 대거 회사를 떠났고, 그 자리를 외부 출신 인사들이 채우고 있다. 박 대표가 기존 AI 조직을 걷어내고 새 체제에 맞게 진용을 다시 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AI 전환(AX)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조직을 AX사업부문, AX미래기술원, IT부문으로 재편했다. 전체 임원 수도 30% 감축하는 초강수를 두며 대규모 인적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번 조직개편은 AI 전략의 대수술과 전임 대표 색채 지우기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김영섭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CTO)은 대규모 조직개편 직전 사임 의사를 밝혔고, 정우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도 이번 인사에서 물러났다.

지난 1월엔 신동훈 전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NC AI로 자리를 옮겼다. 신 전 CAIO는 이번 개편으로 퇴임한 배순민 AI 퓨처랩장과 함께 KT의 초거대 AI 모델 '믿:음' 개발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이세정 KT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유서봉 AX사업본부장, 윤경아 에이전틱AI랩장, 김훈동 AXD본부장 등 KT에서 AI 사업을 맡아온 리더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KT 관계자는 "기술 인력은 업계 특성상 이직이 잦은 편이라 개별 인사의 배경도 계약 종료나 개인 의사 등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영 KT 대표/제공=KT

반면 신설한 AX사업부문장은 삼정KPMG컨설팅 대표 출신 박상원 전무가 맡았고, AX미래기술원장은 LG AI연구원 에이전틱 AI그룹장을 지낸 최정규 상무가 맡기로 했다. 에이전틱AI랩장은 네이버 파파고 개발을 이끈 김준석 한화생명 AI실장을 기용했다. AX데이터랩장은 이상봉 상무가 거론되고 있다.

AI 핵심 보직을 외부 전문가로 채운 건 박 대표가 전임 대표 시절 조직을 이어가지 않고 새 체제에 맞는 인선으로 판을 다시 짜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KT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탈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와의 협력도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조직을 개편해 AX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장을 보여주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 협력은 김 전 대표의 성과로 꼽히지만 계약 기간이 남은만큼 관련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다만 사업 확대 여부는 박윤영 대표의 후속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되고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취임사에서 "단단한 본질과 확실한 성장을 중심으로 AX 플랫폼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KT에 있어 AI 사업은 통신 본업의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이를 위해 자체 AI 개발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외부 기술 협력도 함께 하는 전략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인적 쇄신이 전 대표 색채를 지우는 데 그칠지, KT의 AI 사업을 부흥시킬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수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