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이 불쌍할 지경" KBO가 그랬던 것처럼…MLB도 ABS 혼란기, 포수 스트레스도 커졌다

이상학 2026. 4.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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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스턴 트레버 스토리(왼쪽)가 CB 버크너 심판(오른쪽)의 볼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가운데는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2년 전 KBO리그가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리그(MLB)도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도입 초기 혼란을 겪고 있다. 모든 공을 ABS로 판정하는 KBO리그와 달리 챌린지 형식인 MLB에서는 또 다른 재미와 스트레스가 동시에 발생 중이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감독, 코치, 선수, 임원 등 20명이 넘는 관계자들로부터 ABS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포수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주고, 타자와 투수들에겐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켰으며, 심판들에겐 불편한 수준의 감시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카일 스나이더 탬파베이 레이스 투수코치는 “올바른 판정을 내릴 기회를 갖는 건 좋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현재 시스템에서 심판들이 처한 상황이 안타깝다. 구속, 변화구의 엄청난 궤적, 익스텐션과 디셉션 동작 등 오늘날 환경에서 심판들이 정확한 판정을 하는 것은 꽤 놀라운 일이다. ABS는 경기를 더 좋게 만들지만 심판들도 사람이다. 경력이 오래된 심판들도 지금 이 순간은 힘들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ABS 챌린지 결과가 실시간으로 구장 전광판에 뜨고 있고, 판정이 번복되면 심판들은 관중들의 야유와 조롱을 받고 있다. 심리적인 압박감 영향인지 심판들이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시각도 있다. 조쉬 밀러 휴스턴 애스트로스 투수코치는 “심판들이 존을 조금 더 좁게 보기 시작한 것 같다”며 “포수나 투수가 정말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면 챌린지를 하라는 식으로 심판들이 책임을 넘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사진] ABS 챌린지 시스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타자 키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지는 ABS 존의 유동성도 현장이 적응해야 할 과제. 특히 높은 공에 대한 파악이 어렵다. 데릭 쉘튼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은 “키카 큰 타자들과 포수들이 존의 상단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잡아내는 ‘프레이밍’의 부담에서 벗어난 포수들이지만 그만큼 ABS 챌린지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키가 제각각인 타자들을 상대로 100구 이상 공을 받으면서 판단하고 챌린지 여부를 즉시 결정해야 한다. 

올스타 3회 포수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필리스)는 “ABS 때문에 스트레스가 조금 더 커졌다. 우리가 던지는 모든 공에 대해 끊임없이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야구에는 좋은 변화”라고 말했다. 

LA 다저스 불펜투수 잭 드라이어는 “타자는 하나의 존만 이해하면 되지만 투수는 수많은 존을 예측해야 한다. 투수에게 어려운 일이다”며 자신의 존만 파악하면 되는 타자들에 비해 투수들이 불리하다고 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J.T. 리얼무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단들의 ABS 대응 방식도 각기 다르다. 미네소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26번의 챌린지를 한 반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7번밖에 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12번 챌린지 중 2번만 성공했지만 스티븐 보그트 감독은 “성공 확률보다 얼마나 많은 판정을 바로잡느냐가 중요하다. 100번 중 2번이든, 2번 중 2번이든 2번의 판정이 뒤집힌 것이다. 선수들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ABS와 시작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현장의 혼란과 적응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래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볼 판정을 두고 사후에 왈가왈부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디애슬레틱은 ‘챌린지 시스템은 첫 주 동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판정이 번복됐고,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줬으며 새로운 전략이 나왔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더 나올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불평할 게 줄어들었다. 특히 덕아웃에서 그렇다’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커리어 내내 동의하지 않는 판정에 대해 고함치고 불평하는 일이 많았다. 챌린지가 생기고 나선 아주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데이브 부쉬 텍사스 레인저스 보조 투수코치는 “경기 내내 모든 아슬아슬한 판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승부처에서 중요한 투구에 대해 올바른 판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게 ABS 시스템의 핵심인 것 같다”며 ABS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 ABS 챌린지 시스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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