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뒤 찾아온 ‘우울’, 몸이 보내는 신호 [건강한겨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만이 아니라 마음을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특히 노년기의 우울은 ‘성격 탓’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우울이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신호는 다음과 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예전처럼 의욕이 나지 않는다.
-앞날이 전혀 희망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잠이 너무 적게 오거나, 반대로 온종일 자고만 싶다.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 받는 일이 부담스럽다.
-밥맛이 뚝 떨어지거나, 반대로 계속 먹게 된다.
-“그냥 이렇게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이 가운데 한두 가지 정도는 누구에게나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신호가 2주 이상 계속되고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면, 마음이 “도와줘”라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는 것일 수 있다.
노년기 우울은 원인이 한 가지로 단순하지 않다. 몇 가지 요인이 함께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질병과 통증: 관절염, 심장·뇌혈관질환, 암, 만성 통증 등 오래된 질환이 우울을 부르기 쉽다.
-약물 영향: 혈압약, 수면제 등 여러 약을 함께 먹으면 부작용으로 기분이 가라앉을 수 있다.
-사회적 고립: 은퇴 후 직장 동료를 만나지 않게 되거나,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질 때 외로움이 커진다.
-상실 경험: 배우자·친구와의 사별, 경제적 어려움, 역할 상실(“이제 나는 쓸모없다”는 느낌)도 큰 영향을 준다.
노인 우울증은 젊은 사람의 우울증과 모습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마음이 우울하다”보다 “몸이 더 아프다”는 식으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판단이 느려져 치매처럼 보일 수 있다. 자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나는 짐만 된다”는 생각이 깊어지면 위험 신호다. 당뇨, 심장병, 치매 등 다른 질환과 함께 섞여 나타나서 놓치기 쉽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그래”라며 넘기기보다 이런 변화를 하나의 증상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다음 호에서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자.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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