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처럼 장관 가방 즉석 공개… 이런 유튜브 찍는 복지부
정책 투명성 높이지만... “보여주기 쇼” 비판도

“되게 효율적으로 들고 다니려고 하는데, 작은 파우치, 핸드 로션, 눈 피곤할 때 쓰는 (인공 눈물)….“(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복지부 유튜브 채널인 ‘보건복지부TV’에 지난달 26일 올라온 5분 분량의 ‘정은경의 티키타카’ 영상 중 한 장면이다. 장관이 출연하는 코너가 새로 만들어졌다. 정 장관은 촬영을 맡은 실무자가 ‘장관님 가방이 궁금하다’고 하자 서류용 가방에서 물건을 하나씩 꺼내 보여줬다. 차량 내부에 비치된 견과류 간식을 들어 보이며 “간식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사무실에서도, 차에서도 가끔 먹는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 유튜브를 통해 오유경 처장이 1시간 동안 주재한 ‘월간 중점 정책 점검 회의’의 전 과정을 공개했다. 오 처장은 모두 발언에서 “처음으로 국민들께 회의 상황을 공개해드린다”며 “불편할 수 있겠지만 국무회의도 그렇듯 적응되면 어렵지 않다”고 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일 ‘질병청장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주제로 유튜브를 통해 1시간 20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했다.

최근 들어 복지부·식약처·질병청 등의 최고 책임자가 앞다퉈 ‘국민과의 온라인 소통’에 뛰어들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대국민 소통 강화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보건 당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맞춰 정책 홍보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일방적 발표나 전달보다는 쌍방향 소통 위주의 콘텐츠를 담을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앞선 영상에서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제작된 ‘암 예방 수칙 카드’를 들어 보이며 운동·식습관 개선·조기 검진 등 암 예방을 위한 수칙을 소개했다. 질병청·식약처 측도 “앞으로도 국민에게 공개할 내용이 있으면 공개하겠다”고 했다.
정부 부처들의 적극적인 유튜브·소셜미디어 활동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 일각에선 각 부처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긍정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무 공무원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복지 부처의 한 공무원은 “중계 때문에 회의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게 된다”고 했다.
반면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 장관의 영상은 1주일 만에 12만6000여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지만, 댓글은 20여개에 그쳤다. 식약처·질병청의 영상은 조회 수가 600~800여 회에 불과하다. 이를 놓고 “지명도가 있는 정 장관이 출연한 콘텐츠는 그나마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지만, 그나마도 흥미 위주의 콘텐츠여서 ‘정책 전달’이라는 성과를 거뒀는지는 의문”이라며 “식약처나 질병청 동영상은 내부 직원만 본 거 같다. 세금·행정력 낭비”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계하는 내용이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인지 안건 설정부터 카메라 등 중계 장비 설치까지 품이 많이 들었는데, 그만한 성과를 거뒀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불필요한 보여주기 쇼”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특히 회의 과정이 공개되는 것을 놓고 실무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회의가 중계되면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극도로 자제하게 되는 등 필요 이상으로 말을 아끼게 된다”며 “정책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회의인데, 여과 없이 중계되면 혼선을 빚을 수도 있어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된다”고 했다. 다른 공무원은 “‘중계용’ 회의와 ‘내부용’ 회의를 따로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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