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외

조선일보 2026. 4. 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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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시사 교양 PD인 저자는 직업인으로서 다양한 사건 사고와 인간 군상을 겪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을 지켜본 그가 긴 시간 품어 온 소설들이다. 입시 비리를 목격한 고등학생, 아동 학대 의심 환자를 진찰한 소아과 의사 등을 소재로 단편 10편을 썼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를 잘 아는 저자가 발밑에 찐득하게 달라붙는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이동원 지음, 라곰, 1만7800원.

휩쓸린 것들만 남는다

독일 북부 소도시에서 도서관 직원으로 일하는 아네트는 싱글맘으로 딸 린을 키워냈다. 환경운동에 헌신하던 린은 직장과 베를린에서의 삶을 정리한 채 엄마 집으로 돌아온다. 오랜만에 한집 살이를 하게 된 모녀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끝없이 어긋난다. 다음 세대를 향한 희망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한 작가의 고민이 녹아 있다. 크리스티네 빌카우 지음, 김지유 옮김, 클레이하우스, 1만8500원.

엄마 박완서의 옷장

수필가 호원숙은 엄마 박완서를 ‘리폼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엄마의 아이디어는 가족들을 행복하게 했다. 호원숙에게 옷은 단순한 차림이 아니라 사랑의 기억이다. 그는 “어머니가 재봉틀로 만들어준 옷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며 “그 기억이 이 나이가 되도록 행복감의 원천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엄마 박완서의 옷장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옷과 몸, 삶과 사랑으로 이어진다. 호원숙 지음, 구름의시간, 1만6800원.

먹는 기쁨에 대하여

소설가 한은형은 여러 권의 음식 에세이를 펴낸 자타공인 미식가다. 그는 “음식은 대단히 육체적인 것 같지만 놀랍도록 정신적”이라고 말한다. 우메소면(우메보시로 국물을 낸 국수) 국물을 마시며 눈을 감다가 저자는 생각한다. 어떤 음식은 “숫자로 환원될 수 없는 작은 영원”이라고. 본지에 연재했던 ‘한은형의 상상식당’을 비롯해 여러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실었다. 한은형 지음, 인플루엔셜, 1만8800원.

없을 때까지 있는 단어

한 해 열두 시인이 릴레이로 써 나가는 ‘시의적절’ 시리즈. 올해 4월 저자는 김언 시인이다. 그가 보기에 4월은 “이것과 저것 사이에서 둘 사이를 이어주는 것도 아니고 붙이거나 벌리는 것도 아닌, 그저 낀 상태로 머무는” 달이다. 그가 체한 것처럼 어딘가 걸린 말들을 꺼내어 뱉다가 지우기를 반복한다. 실패일까? 시인은 “이 너저분한 잔해물이 문학”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김언 지음, 난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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