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대신 먹방"… 유튜브 타고 '핫플' 된 전통시장의 진화
방송 탄 먹거리 점포 매출 2배 '껑충'
시장 상권 전반에 활력소 역할 톡톡
일반 점포 상인들 낙수효과 체감 미미

"예전에는 장 보러 오는 단골 손님이 많았다면, 요즘은 먹으러 오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전통시장이 '장을 보는 공간'에서 '찾아가는 콘텐츠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방송인 풍자의 방문 이후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은 특정 먹거리 점포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몰리며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전통시장이 먹거리와 체험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월23일 방송인 풍자가 진행하는 유튜브 '또간집'에서 공개된 '입 벌리면 막 들어오는 전라도의 맛 ㄷㄷ 호남 최대 규모 광주 양동시장 풀코스 먹방' 콘텐츠에는 양동시장 내 노점상과 식당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이후 시장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해당 유튜브에 노출된 양동시장 내 H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남연희씨는 "풍자가 다녀간 직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주말이면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외지 손님이 꾸준하다"며 "특히 예전에는 아무래도 시장을 즐겨찾는 중장년층 손님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젊은층 손님 비율이 확연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간집 출연 이후 점심시간이면 대기줄로 장사진을 이뤘던 J백반집을 운영하는 구모씨 역시 "유튜브에 나가고 나서 그 달의 경우 매출이 2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다"며 "손님들의 연령층도 다양하고 지금도 주말이면 외지에서 단체 손님들도 많이 찾아오시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저희 식당뿐만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마련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방문객들의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었다. 이날 시장 입구에서 만난 30대 방문객 김모씨는 "장을 보러 온 게 아니라 방송에서 본 가게를 찾아왔다"며 "정말 맛있는지도 궁금했고, 저처럼 많은 분들이 알고 싶어 하실거라 생각해서 SNS에 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진행한 '전통(재래)시장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이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핫플레이스'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방문 목적의 경우 '단순히 구경하기 위해'(48.2%, 중복응답) 시장을 찾는 경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저연령층일수록 관광 명소를 방문하거나(20대 30.0%, 30대 30.4%, 40대 28.0%, 50대 24.0%) 나들이·데이트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20대 26.8%, 30대 20.0%, 40대 21.2%, 50대 15.6%) 전통시장을 찾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63.1%(동의율)가 '다른 유통채널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재미가 있다'고도 공감하며 전통시장에 대한 호감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전통시장을 위해서는 SNS나 방송을 통해 유입된 방문객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시장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 작업이나 먹거리를 포함한 차별회된 콘텐츠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파급력 있는 SNS나 유튜브 채널 등의 노출 역시 꾸준히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시장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양동시장의 한 상인은 "젊은 사람들은 한번 왔을때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다시 오지 않는다. 질퍽이는 바닥도 정비하고, 화장실도 더 깨끗하게 관리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환경을 조성하는 등 기본적인 시설 개선이 병행돼야 콘텐츠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점포 중심의 흥행을 시장 전체 활성화로 연결하는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전통시장이 먹거리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점포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전체로 효과가 확산되지 않으면 일부 점포만 수혜를 보는 구조로 고착될 수 있는 만큼 먹거리·체험·관광 요소를 결합한 동선 설계와 상인 간 협업이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시장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