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 위해 온통 분홍색으로 칠해진 코끼리, 3개월 뒤 폐사

사진 촬영을 위해 온통 분홍색 페인트로 칠해진 인도 코끼리가 석 달 만에 폐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작가 측은 당시 무독성 페인트를 사용해 폐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당국이 동물 학대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1일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작년 11월 인도 라자스탄주 자이푸르의 한 사원에서 진행된 러시아 출신 사진작가의 촬영에 동원된 수컷 코끼리 ‘찬찰’이 지난 2월 돌연 폐사했다.
당시 사진 콘셉트는 분홍색이었다. 찬찰은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든 부위에 분홍색 페인트를 뒤집어써야 했다. 모델 역시 같은 색 페인트를 온몸에 칠한 채 코끼리 등에 올라타 촬영에 나섰다. 영상을 보면 원래 코끼리 피부색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페인트가 꼼꼼하게 칠해졌다. 사원의 노란색 벽과 대비돼 색감이 더욱 강렬하게 도드라졌다. 작가는 주민들의 분홍색 사랑으로 ‘핑크 시티’라는 애칭을 가진 자이푸르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이 같은 콘셉트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진 공개 이후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코끼리 온몸에 염료가 입혀진 탓에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작가 줄리아 부룰레바가 공개한 사진에는 작품에 대한 평가보다 “이건 예술이 아니라 명백한 동물 학대이며, 이런 일을 미화해서도 안 된다” “창작의 자유가 무책임한 표현까지 허용하는 면허는 아니다” “당신 나라에서도 이런 짓을 하게 해주겠느냐” 등의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번에 찬찰의 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당시 사용한 염료 때문에 코끼리가 죽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부룰레바는 “페인트는 무독성 친환경 제품”이라며 “코끼리에게는 그 어떤 해도 가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페인트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사용됐고 쉽게 씻겨 나갔다”며 “촬영 역시 매일 이 코끼리를 돌보고 건강 상태를 책임지는 조련사의 감독 아래 짧게 이뤄졌다”고 했다. 아울러 “이 문제가 많은 사람에게 민감한 주제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동물이 실제로 해를 입는 경우와 실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추정에 근거한 경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코끼리 주인 샤디크 칸 역시 찬찰이 페인트가 아닌 노환으로 죽었다고 거들었다. 그는 촬영 당시 코끼리의 나이가 65세에 달했다며 “코끼리를 칠하는 데 사용된 건 ‘카차 굴랄’이라는 가루 형태의 천연 재료였다. 10분간 진행된 촬영이 끝난 직후 즉시 색을 씻어냈다”고 했다.
하지만 촬영 석 달 만의 코끼리 폐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인도 산림 당국은 동물 학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작가가 촬영에 필요한 허가를 받았는지, 동물복지 기준이 준수됐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인도에서 코끼리는 야생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만큼, 번식과 관광 목적 이용 전반은 엄격한 관리·감독 대상에 속한다.
동물단체는 당국을 향해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세계동물보호협회 인도 지부의 가젠더 쿠마르 샤르마 지부장은 “이번 사건은 자이푸르에서 관광객의 변덕과 일시적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육 코끼리에 대한 학대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인도 당국이 자이푸르를 비롯해 인도 전역에서 모든 관광객과 사육 코끼리 사이의 밀접 접촉을 엄격히 규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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