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안서약서 안 내고 계룡대 비상활주로 쓴 KADEX···국방부 훈령 위반 의혹
‘조건부 승인’에도 군, 제출 여부 확인 않고 진행
올 10월 행사도 아직 국방부에 사용 승인 안 해

육군협회가 2024년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 주최 당시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를 사용하면서 보안서약서를 군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행사 개최 전부터 군사시설인 비상활주로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부대 보안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군이 서약서 제출 여부도 확인하지 않아 국방부 훈령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회는 올해 10월에도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KADEX를 개최할 계획이지만 아직 국방부에 공식적으로 사용 승인 요청을 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이 3일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육군 보안과와 계룡대 근무지원단은 2024년 당시 육군협회가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KADEX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보안서약서를 제출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협회 측이 보안서약서를 제출하기로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은 채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2024년 KADEX는 그해 10월2일부터 6일까지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대규모 전시시설을 설치해 진행됐다. 당시 군사시설인 비상활주로를 장기간 행사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부대 보안이 저해될 수 있고, 부대 임무 수행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룡대 근무지원단도 당시 협회가 신청한 비상활주로 사용에 대한 사전 타당성 검토에서 조건부 승인을 하며 ‘부대 보안 저해 가능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협회는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서약서를 제출하기로 했지만 계룡대 근무지원단과 육군 보안과 모두에 제출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국방부 소관 국유재산관리 훈령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의 서약서 제출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군에도 행정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국유재산관리 훈령에 따르면 업체 등이 군사시설을 사용할 경우 타당성 검토 및 결과에 따라 사용허가서가 교부돼야 한다.
부승찬 의원은 “2024년 당시 보안서약서 제출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군사시설을 제공한 것은 명백한 훈령 위반이자 직무유기”라며 “조건부 승인은 제시된 조건이 모두 충족됐을 때에만 성립하는 행정 행위”라며 비판했다. 부 의원은 “국방부 장관은 즉각적인 감사를 통해 위법 행정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며 “만일 감사 결과 행사 추진 과정에서의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협회가 올해 추진 중인 KADEX 행사를 취소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KADEX 2026은 오는 10월6일부터 10일까지 계룡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참가 기업은 2024년 365개에서 450개로, 부스는 1432개에서 2032개로 확대된다.
협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당시 자체 판단으로 보안서약서 제출을 진행하지 않은 것은 맞다”며 “그 부분은 일부 놓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계룡대 비상활주로가 영외 지역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해 별도의 보안서약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자체 판단하고 해당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당시에도 비인가 인원을 통제하고 사전 보안교육, 사진 촬영 통제 현수막 게시 등을 모두 진행했다”며 “2026년 전시회 때는 최대한 (보안서약서 제출 등을) 적용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용 면적 등으로 계룡시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비상활주로 사용에 대한 공식 협조 요청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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