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부터 댐까지 40년 독점…이란 권력의 자금줄

김정욱 기자 2026. 4. 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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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번 전쟁을 포함해 여러 차례의 전쟁과 경제제재 와중에도 자력으로 버티는 '저항 경제'의 근간에 일종의 국영기업인 '지하드나스르' 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 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하드나스르는 수자원과 토지 개발, 주택 건설,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1500건이 넘는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며 부를 축적했다.

재무부는 2023년 이란 제재 과정에서 지하드나스르에 대해 "반투명한 국영 인프라 기업 네트워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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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지하드나스르’
기업 170곳 거느린 거대집단 성장
주요 인프라 사업 1500여건 싹쓸이
혁명수비대 손잡고 수자원 개발 맡아
견제없는 개발로 만성 물부족 초래
정치권 밀착…예산 빼내는 통로 역할
이란의 국가경제 운영 방식 보여줘
이란 화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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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번 전쟁을 포함해 여러 차례의 전쟁과 경제제재 와중에도 자력으로 버티는 ‘저항 경제’의 근간에 일종의 국영기업인 ‘지하드나스르’ 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년간 이란의 주요 인프라 사업을 독점한 기업집단으로 명목상 민영화됐지만 실제로는 최고지도자 등 지도부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2일(현지 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하드나스르는 수자원과 토지 개발, 주택 건설,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1500건이 넘는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며 부를 축적했다.

지하드나스르는 1979년 이란혁명 6년 만인 1985년 이란 국영 재단인 모스타자판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출범 초기에는 농업 부처와 연결되면서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치러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테헤란의 신도시 개발, 공공주택 프로젝트, 지하철과 통신 설비 건설 등 도시 재건 사업을 도맡았다. 이란 사법부와 통계청 건물 등 관급 공사도 이들의 몫이었다.

특히 부셰르 원전과 사간드 우라늄 광산 진입로 등 이란의 핵·안보 관련 시설까지 지하드나스르가 건설에 참여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설립 당시 4개의 기업으로 출발했던 지하드나스르는 2025년 기준 최소 170개 기업 네트워크를 갖춘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이 기업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40년간 이란 내 굵직한 프로젝트를 1500건 정도 수행했는데 국가 예산 수조 리알(수십억 달러)이 투입되는 사업들을 맡아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외부와 무역 없이 국가 주도로 경제를 성장시켜야 했던 이란 입장에서 지하드나스르는 핵심 수단이 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란 테헤란 북부 라바산 지역의 강이 말라 있다. 이란은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지하드 나스르가 수행한 수자원 개발 사업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EPA연합뉴스

대부분 국가의 국영기업은 의회 등을 통해 민간기업보다 많은 내부 정보를 공개하지만 지하드나스르는 매출도 비공개이고 주요 경영진도 철저히 가려져 있다. 2000년대 이후 민영화 수순을 밟았다는 보도만 나올 뿐이지만 현재도 전직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국영기업의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 역시 경제제재의 명분으로 지하드나스르를 지목한 바 있다. 재무부는 2023년 이란 제재 과정에서 지하드나스르에 대해 “반투명한 국영 인프라 기업 네트워크”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에서는 지하드나스르가 국가 예산을 빼내 정권 강경파는 물론 개혁파까지 먹여 살리는 도구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란의 핵심 인프라인 물 공급 시설 역시 지하드나스르가 통제권을 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협력해 수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란 내부의 불만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지역 사탕수수 농지는 지하드나스르가 구축한 관개 및 수자원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사탕수수 재배에 사용되는 연간 물 사용량은 수천만 명이 쓸 수 있는 양이다. 지하드나스르가 수행한 수자원 개발 사업이 이곳의 물 부족 사태를 일으켰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 전체의 문제로 번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은행은 이란 수자원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지적했는데 그 원인으로 지하드나스르가 특정 사업 위주로 수자원을 몰아준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전쟁 직전까지 이란의 경제 악화가 민심을 자극해온 만큼 전후 재건 과정에서 지하드나스르의 역할이 새롭게 정립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이 향후 경제 개혁을 추진할 경우 국가 주도 개발 모델을 지속할지, 시장 중심 구조로 이동할지가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지하드나스르의 사례는 단순한 기업 성장 이야기를 넘어 이란 국가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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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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