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나는 문학 외에는 다른 그 무엇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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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
'나는 문학 외에는 다른 그 무엇도 아니고, 다른 그 무엇일 수 없으며, 다른 무엇이기를 원치도 않는다' '나는 문학에 관심을 지닌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문학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니고, 또 다른 것일 수도 없다'란 문장이 그렇다.
가만히 그 상처를 응시할 때 상처 안에는 작가 자신이 있다.
그는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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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
애서가 가운데 이 문장을 아직 모르는 이가 있을까 싶다. 프란츠 카프카가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편지 일부다.
카프카와 폴락은 중학교 때부터 '지적 동반자'였고, 평생에 걸쳐 존재와 독서를 논할 만큼 깊은 교류를 유지했다.
그런데 저 편지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뭐라고 쓰였는지를 확인한 독자는 드물 것이다. 신간 '카프카의 문장들'은 카프카의 잠언과도 같은 문장을 한 권으로 엮은 책으로 카프카의 '도끼'에 관한 서술의 앞뒤를 이렇게 전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책은 우리를 심하게 아프게 하는 불행과 같고, 우리가 자신보다 더 사랑한 사람의 죽음과 같고, 마치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버림을 받고 멀리 추방된 상태와 같고, 자살과 같은 그런 충격을 주는 책들이어야 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주먹으로 두개골을 내리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그 책을 읽는단 말인가?'
영원히 독해되지 않을 것만 같은 카프카의 문장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카프카의 문장은 페이지마다 적혀 있지만, 유독 '글쓰기와 예술'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띈다.

'나는 문학 외에는 다른 그 무엇도 아니고, 다른 그 무엇일 수 없으며, 다른 무엇이기를 원치도 않는다' '나는 문학에 관심을 지닌 것이 아니라 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문학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아니고, 또 다른 것일 수도 없다'란 문장이 그렇다.
문학에의 헌신을 위해 카프카는 '굴'로 들어갔노라 말한다.
굴은 골방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카프카는 자신의 '문학적 유언 집행자'였던 막스 브로트에게 보낸 서신과, 약혼녀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낸 서신에서 '굴'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가 믿는 건 오직 자기 자신과 굴이었다. 카프카의 굴에는 아름다운 고요함이 서려 있었다.
'내게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은 필기도구와 램프를 가지고 외부와 격리된 넓은 지하실의 가장 안쪽 공간에 들어가 지내는 것이다.'
문학이 인간을 구원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진부하다. 하지만 카프카에게 문학은 구원의 다른 말이었던 것 같다. 구원은 성공이나 성취가 아니라 몰락과 전락으로부터 탄생함을 그는 잊지 않는다.
그가 붙든 문학은 상처를 봉합하지 않고 상처 안을 들여다본다. 가만히 그 상처를 응시할 때 상처 안에는 작가 자신이 있다. 작가의 마음은 독자의 심부로 옮겨붙는다.
'진정한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 있는 밧줄이 아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을 따라 이어진다. 그 밧줄은 지나갈 수 있게 매달려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매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프카는 문학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는 문학이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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