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에 진심인 영국인들의 '고슴도치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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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아내와 약속했다.
정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은 고슴도치, 반대로 골칫거리는 민달팽이란다.
고슴도치가 정원을 망치는 민달팽이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슴도치가 정원을 찾아오도록 담장 밑에 작은 구멍을 내라는, 또 풀과 나무를 우거지게 해서 숨을 공간을 마련해주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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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아내와 약속했다. 두 사람의 모국을 떠나 살기로. 때가 이르렀다고 느꼈을 때, 둘은 영국으로 이주했다. 작은 정원이 딸린 집이었다. 저자는 정원의 위로에 탄복하며 영국 왕립원예학회 정원사 과정을 밟고 정식 정원사가 됐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그는 정원사로서 자신의 소개를 담은 전단지를 편지처럼 돌렸다. 색종이에, 야생화 씨앗을 넣어서.
신간 '영국 정원 일기'는 15년 전 영국 정원사가 된 뒤 홀로서기를 했던 그가 기록한 열두 달의 기록이다. 매월 하나씩 '이달의 식물'을 정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 책에는, 그의 일상이 빼곡하다. 한 권의 책이 줄 수 있는 위안이 있다면, 이 책은 펼치다가 그 정원에 함께 선 느낌마저 들 정도로 안온하다. 이 책 자체가 한 권짜리 정원이 돼주기 때문일 것이다.
린다 아주머니 앞마당엔 클레마티스를, 사이먼과 제시카의 정원엔 작약을 심었다. 조디와 마이클의 정원엔 사과나무를, 알론 아저씨의 앞마당엔 아가판투스가 놓였다. 그가 디자인한 정원엔 자연의 리듬이 채워져 있었다. 식물들은 각자의 호흡으로 싹과 꽃을 틔웠고, 계절이 지나면 결실을 내어줬다. 저자가 가꾼 건 단지 모종 몇 개나 나무의 외양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감각이 아니었을까. 저자가 직접 스케치한 각각의 정원 그림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다.
가슴이 포근해지는 일화도 책에 여럿이다. 정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은 고슴도치, 반대로 골칫거리는 민달팽이란다. 고슴도치가 정원을 망치는 민달팽이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조심성이 많고 야행성인 고슴도치는 사람과 마주칠 일도 없다. 저자는 고슴도치가 정원을 찾아오도록 담장 밑에 작은 구멍을 내라는, 또 풀과 나무를 우거지게 해서 숨을 공간을 마련해주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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