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봉투? 없어요"···제한 없다는 정부 vs 1인 3장 묶인 마트, 엇박자에 커진 혼란
"마스크 대란 떠올라 미리 사둬"···포장용 비닐 사라진 카트엔 사과만 '데굴'
기후부 장관 "판매 제한" vs 靑 "검토 안해···"커지는 사재기 불안 속 정부는 '갈지자'

"한 명당 봉투 3개까지 구매 가능합니다."
3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종량제 봉투를 찾자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해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이 지속되자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1인당 종량제 봉투 구매 수량에 제한을 뒀다.정부는 종량제 봉투 생산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봉투 품절 대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은 현장에서 쉽게 확인됐다. 서울 시내 편의점 5곳을 방문해 종량제 봉투 구매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결과, 모든 매장에서 품절 상태였다. 일부 편의점은 1인당 봉투 구매를 3장으로 제한하며 봉투 물량 조절에 나섰다.

이날 찾은 대형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계산대 앞 종량제 봉투는 이미 판매됐고, 청과물 판매대 곳곳에 비치됐던 무상 봉투마저 자취를 감췄다. 봉투 수급난이 지속되자 마트는 소비자들에게 개인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했다.

대형마트 직원 D씨(42)도 계속되는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에 골머리를 앓았다. D씨는 "최근 종량제 봉투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지만, 문제는 수급 시기다"라며 "마트로서는 일단 인당 구매 수량에 제한을 두면서, 원활히 수급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원료 가격 비교 사이트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일 나프타 가격은 톤당 983.92달러로 두 달 전(541.26달러)보다 약 82% 상승했다.
종량제 봉투 사재기 움직임이 확산되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봉투 가격은 지방정부 조례로 정해져 있어 공장에서 임의로 인상할 수 없다"며 "재생 원료 사용 여력이 충분해 1년 이상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관은 다음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좀 안정될 때까지 (종량제 봉투를) 마스크처럼 1인당 판매 제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누리꾼들은 종량제 봉투를 미리 사둬야 한다는 반응이다. 지난 25일 한 스레드 이용자는 "우연히 봉투를 사러 갔다가 오히려 점원이 사재기를 추천했다"며 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도 "코로나 마스크 대란 때가 생각나서 종량제 봉투를 미리 사놨다"면서 "오늘 조금 더 사둘지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구매 제한 방침에 대해 선을 그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종량제 봉투 수급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김 장관에게 '구매 수량 제한을 하지 말 것' 등을 지시했다"고 전하며 "종량제 봉투 제한은 논의한 적도, 검토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제3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국가 총량에 문제가 없더라도 일부 지방 정부의 수급에 애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과부족 보정 체계를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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