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성수' 서울숲…공실 채운 무신사 '상권 부활 실험' 통했다 [르포]

최유빈 기자 2026. 4. 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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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서울숲 상권 활성화 캠페인 '다시 서울숲'
기존 먹거리 위주 상권…코로나19 이후 공실 늘어
무신사, 패션·라이프스타일 보완해 특화거리 조성
서울숲에 문을 연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 /사진= MTN 최유빈 기자

"여기 마지막으로 왔을 때는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 생각했거든요. 1년 반 만에 다시 왔는데, 금요일인데도 사람도 많고 볼거리도 많아서 좋아요."

3일 오후 서울숲 아뜰리에길을 찾은 이상미씨는 '커피 애호가'로 유명한 프로듀서 코드쿤스트가 직접 블렌딩한 스페셜 커피 '솜사탕'을 구매한 뒤 연신 인증샷을 찍느라 분주했다. 이 씨는 "평소 커피를 좋아해 커피 유튜버 '안스타'를 구독하고 있는데, 이벤트를 한다기에 직접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면서 "코쿤 블렌딩은 딱 여기서만 마실 수 있어 구매했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이날부터 열흘간 진행하는 서울숲 상권 활성화 캠페인 '다시 서울숲' 첫날은 골목마다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코드쿤스트와 언스페셜티가 협업한 팝업 카페인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에는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특히 친구나 가족 단위로 찾은 방문객이 다수였다.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20대 박모씨는 "연예인이 커피를 직접 내려준다는 점이 독특해서 찾아오게 됐다"면서 "평소 자주 오는 곳은 아니지만, 와보니 외국인도 많고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 놀랐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방문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온 대만 국적의 방문객은 "쇼미더머니를 보고 코드쿤스트의 팬이 됐는데, 인스타그램으로 이벤트 소식을 알게됐다"면서 "마침 대만에서 여행온 친구가 있어서 함께 왔다"고 설명했다.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에서 프로듀서 코드쿤스트가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 MTN 최유빈 기자
'다시 서울숲'은 코로나19 시기 침체된 서울숲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무신사의 프로젝트다. 서울숲 일대는 2014년경부터 홍대 등 주요 상권의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해 이동한 예술가들이 노후 주택을 작업실로 활용하며 예술 골목을 형성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상건이 위축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숲 카페거리의 일평균 유동인구 수는 3086명으로, 하루 1만1880명이 찾는 성수동 카페거리의 약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최근 3개월 간 유동 인구 수도 1년 전보다 4만명 급감했다.

이같은 침체는 상권 구조도 한계로 지목됐다. 서울숲 상권은 식당과 카페 등 먹거리 중심으로 이뤄져 체류 시간이 짧은 것으로 지적됐다. 성수동 카페거리는 일반 의류 매장이 82곳 있지만, 서울숲은 커피·음료 매장이 35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신사의 '다시 서울숲' 프로젝트의 '체크인 이벤트'에는 패션 스토어와 F&B 제휴처 등 총 24개 브랜드와 협업해 운영된다. /사진= MTN 최유빈 기자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신사는 기존 상권에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결합한 'K-패션·라이프스타일 특화 거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먹고 마시는 것'에 더해 '보고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상권을 다시 활성화 시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공실 상가를 직접 매입하거나 임차해 오프라인 진출을 희망하는 브랜드에 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숲 프로젝트 1호 매장인 '프레이트(FR8IGHT)'의 경우 3년간 방치된 공실에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이날 만난 프레이트 직원은 "무신사 클러스터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방문객이 유입돼 활기를 띄고 있다"면서 "날이 따듯해지니까 20대 여성과 커플,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숲 프로젝트' 1호 매장 프레이트(FR8IGHT). /사진= MTN 최유빈 기자

패션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매장들도 서울숲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가죽 소품 브랜드 '유르트'는 서촌에 이어 두 번째 매장으로 서울숲을 선택했다. 김영민 유르트 실장은 "서울숲은 서촌보다 젊고 트렌디한 고객이 많다"면서 "주말에는 하루 300~400명이 방문하고, 그 중 외국인 비중이 약 30%에 달한다"고 귀뜸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브랜드 인큐베이팅과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대의 장으로 기능한다"면서 "성수역과 연무장길 중심에 머물던 방문객의 동선이 뚝섬역을 지나 서울숲 아뜰리에길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양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유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