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뇌물 공범” “국정원 문건 전까지 무죄로 알았다” 박상용·서민석의 ‘말’
박상용-서민석 대화 일부 짜깁기 녹취 파장...“검찰 압박” “전체 공개해야”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 관련 녹취록이 추가 공개됐다. 박상용 검사(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2023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제3자 뇌물죄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과 공범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그런데 다른 대화에서는 서 변호사가 박 검사에게 "국가정보원 문건이 나오기까지 800만 달러는 다 무죄라고 생각했다"는 내용도 있다. 여권은 서 변호사가 보유한 일부 녹취록을 잘라 공개하면서 조작 수사·기소를 주장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녹취록 전체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주범으로" 수사 절차냐, 회유·압박이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통화 녹취를 추가 공개했다. 1분27초짜리 녹취록에 따르면,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대북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죄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을 거론하며 "(이 전 부지사가) 공범을 이재명이랑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 측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 측에 800만 달러(스마트팜 500만 달러·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를 보낸 사건에 대해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지사를 공범으로 엮겠다는 취지다. 박 검사는 또 "기소가 되면 결국 재판이 절대 신진우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가 되고, 좀 지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석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하면 나가셔 가지고 뭐 그걸 도모하라"고 했다. 이는 2023년 6월19일 이뤄진 대화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2023년 5월25일자 4분38초짜리 녹취에서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자기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사면을 해주느냐"라고 했다.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는 대가로 향후 사면을 받는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서 변호사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이 전 부지사를 만나 달라고 부탁했다.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관련 입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달라는 취지다. 서 변호사는 "법조인끼리 하는 말인데 이거(방북비 대납 보고 인정) 인정하는 순간 호구짓 하는 것"이라고 했고, 박 검사는 "아니다"며 "의뢰인이 해달라는 면에서 최대한 최고의 변호사를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진술을 회유했다는 입장이다.
통화 녹취 당일은 서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한 날이다. 서 변호사는 접견 당시 이 전 부지사에게서 네 가지 검찰의 제안을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가족과 지인,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에 수사 중단, 쌍방울 법인카드 관련 종범 적용 등을 거론하며 이 전 부지사를 회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박 검사와 나눈 또 다른 대화에서는 서 변호사가 "국가정보원 문건을 보기 전까지 800만 달러는 무죄인 줄 알았다"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의 유죄 확정 판결 시 핵심 증거로 활용된 국가정보원 문건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6월 초 방북비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같은 해 5월19일 처음 입장을 바꾼 뒤 보름여 만이다.
'사면' 언급한 서민석..."진실만을 말해라"
이런 진술이 나온 뒤 대화가 이뤄진 2023년 6월19일자 녹취에 따르면,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공익제보자 적용이나 보석, 추가 영장 청구 보류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추가 수사들은 제가 다 못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7월 검찰 진술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부인 백정화씨의 법정 다툼 등이 불거진 직후 입장을 다시 번복했다.

서 변호사는 2022년 10월 쌍방울 뇌물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 변호사였다. 이후 2023년 6월 설주완 변호사가 사임한 후 이 전 부지사를 대리했다. 서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거짓말을 해 이 대통령이 처벌받게 되는 경우'와 '이와 달리 정치적 고려나 의리를 위한 허위 진술'을 모두 거론하며 "진실만을 말하라"고 이 전 부지사에게 조언했다고 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서 변호사가 보유한 녹취록 중 첫 번째 대화 시점인 2023년 5월25일부터 전체 녹취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짜깁기된 녹취 등의 증거는 사법부 판단 과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기도 한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8년 만에 ‘차량 2부제’ 부활…8일부터 공공기관에 적용 - 시사저널
- 중동발 위기에 26조 푼다…고유가 피해지원금 규모 얼마? - 시사저널
- “버릇 고치겠다”…중학생 아들 흉기로 찌른 40대 母 입건 - 시사저널
- [민심 X-ray] “이재맹이가 일은 잘하데”…TK도 대통령 지지율 63%, 이유는? - 시사저널
- “누적 적자만 4억” 서울에서 동네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 시사저널
- “술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감형 못해”…법원, 지인 살해하려한 60대 지탄 - 시사저널
- 연애할 여유조차 없는 시대, 멜로가 달라졌다 - 시사저널
- 파킨슨병 초기 신호, 눈에서 먼저 보인다 - 시사저널
- 건강해도 무너진다…환절기 면역의 함정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
- 정상 체중이어도 뱃살 많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박민선의 건강톡톡]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