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에 한숨돌린 코스피·환율…유가 급등은 부담

이란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3일 코스피 지수가 3% 가까이 강세를 보였다. 환율도 15원 가량 하락했고 국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이란 간 전쟁의 장기화 우려 등으로 유가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경기침체)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43.25포인트(2.74%) 오른 5377.30에 거래를 마감하며 5300선을 탈환했다. 장중엔 3% 넘게 오르면서 5400선도 넘어섰다.
외국인이 12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879억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7169억원, 외국인은 8146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전날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날 각각 4.37%, 5.54% 반등하는 등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환율도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4.5원 내린 달러당 1505.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도 내려갔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9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448%에 장을 마쳤다.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규칙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며 원유 공급이 풀릴 수 있다는 기대에 금융시장에도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 2일(현지시간) 급락 출발한 뉴욕증시는 이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을 빠르게 만회해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금리도 하락세(채권가격 강세)를 보였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로 불확실성이 커지긴 했지만, 전쟁 우려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줬다.
금융시장은 안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의 발전소 등 인프라 시설을 공격할 뜻을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분 선물은 11.41% 오른 배럴당 111.5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글로벌 자료를 보면, 이날 브렌트유 현물 가격을 의미하는 ‘데이티드(Dated) 브렌트’는 배럴당 141달러를 웃돌아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109달러 수준인 브렌트유 선물보다도 크게 높다. 현물인 데이티드 브렌트의 가격이 선물보다 높다는 것은 현재 시장에서 원유의 공급이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지 못하면 유가 상승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세계 경제는 물론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호르무즈 봉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셀프 승리 선언 이후 출구를 빠져나가는 소위 ‘반쪽자리 출구전략’이 현실화한다면, 종전 혹은 휴전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크게 하락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지속으로 미국 경제, 특히 비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높아질 여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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