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동에도 트럼프의 ‘백악관 연회장’ 설계 확정···실제 건축 진행은 불확실

김기범 기자 2026. 4. 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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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회장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백악관 연회장 신축 설계안이 2일(현지시간) 관계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았지만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법원 명령에 따라 (연회장) 건축은 불확실한 상태라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연방 국유지 내 건설계획의 승인을 담당하는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동관 현대화 계획’을 찬성 8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 영부인 사무실이 있었던 백악관 동관에 약 8400㎡ 규모 연회장을 신축하는 내용이다. 해당 위치에 있던 백악관 동관은 지난해 10월에 기습적으로 철거됐다.

이 같은 신축 계획에 대해 지난달 31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백악관 연회장 건설을 중단하라는 가처분결정을 내렸다. 리언 판사는 35쪽짜리 결정문에서 느낌표를 19차례나 사용하면서 “미합중국 대통령은 미래 세대 대통령 가족들을 위한 백악관의 관리인이다. 하지만 주인은 아니다!” 등 강한 어조로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허가 없이 백악관의 구조를 임의로 변경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백악관 측에 안전조치 등과 항고 준비를 할 여유기간을 주기 위해 2주간 가처분명령 시행을 유예했다. 이에 따라 법원 결정 다음날인 지난 1일에도 백악관에서는 공사가 진행됐다.

지난달 29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연회장 설계안을 담은 대형 포스터를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고위급 인사들을 위한 만찬을 위해 넓은 연회장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150년 이상 모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무도회장을 갖는 것을 꿈꿔왔다”면서 “마침내 예산이 부족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된 첫 대통령이 되어 영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이 아닌 개인 기부금으로 4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용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기부자 명단은 상세히 공개되지는 않았으며, 아마존, 구글, 애플, 록히드마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일부만 알려져 있다. 기업들과 기업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로비 수단으로 기부금을 낸다는 대가성 논란도 일고 있다.

미 법무부는 바로 건설을 중단하라는 법원 결정에 항고했다. 하지만 연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완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정권교체 시 이를 원상복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격화되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치적을 기념할 각종 건축물들과 기념물들에 대한 계획을 직접 챙기고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최근 1주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선 사례들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수변에 건립될 대통령 기록관 조감도와 황금색으로 빛나는 본인의 거대한 동상 모습을 공개한 일, 워싱턴DC 소재 링컨 기념관 앞 연못 보수 공사를 지시한 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기자석으로 가서 백악관 연회장 설계안을 대형 포스터로 보여준 일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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