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유 끊긴 한국, 결국 홍해 뚫는다…28개월 만의 진입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 납사 등 전략물자를 수송을 위해 홍해로 유조선을 보내기로 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중동 홍해 인근 해역에 대한 우회 운항 권고를 전략 물자 수송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풀기로 했다. 이에따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사우디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원유 운반선을 보내기로 했다. 정유사들은 선박확보, 보험가입, 선원확보 등의 준비를 거쳐 수송선을 보낼 예정이다.
해수부는 2023년 12월 홍해 진입을 금지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할 것을 권고 한 바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예멘의 친이란 무장 조직인 후티 반군은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홍해는 이스라엘에 진입하는 관문이고, 인도양과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전략적 요충지다. 해수부의 권고에 따라 한국 국적 선사들은 9000km나 더 걸리는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홍해 운항이 허용된 것은 28개월 만이다.
해수부가 후티반군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홍해 운항을 허용한 것은 원유 수급의 시급성 때문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돼되면서 사우디,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산유국으로부터의 원유 조달이 멈춘 상태다.

페트로 라인을 이용하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할 수 있지만, 문제는 얀부항에 접안하기 위해서는 홍해에 진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홍해에 진입하는 입구에는 가장 좁은 지점이 약 30km에 불과한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있고, 이 지역에서는 친이란 후티반군이 군사 행동을 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후티반군은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 행동을 하고 있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원유 수급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전략 물자 수송을 위해 홍해 운항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해 왔다. 원유 수급을 챙겨야 하는 산업부와 주변 국가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외교부, 선원 및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수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제 3차 비상경제검점회의에서 “선사들이 원하는 경우 홍해를 통해 원유를 운송해 올 수 있도록 협의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진행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회 운항 권고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민간 선박의 안전을 위해 취해진 조치이며, 전략물자 수송을 위해 필요하다면 민간 선박의 항해를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반군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 원유 운반선에 대한 호위를 진행할지는 결정된 바 없다. 홍해를 지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면 아덴만이 있다. 아덴만에는 한국 선박 호송, 해적 활동감시, 해상 안전 보장 임무를 위해 파병된 청해부대가 활동하고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은 아랍에미리트에도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있는 유전에서 해협 바깥 쪽에 있는 푸자이라항까지 연결된 송유관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강훈식 비서실장은 아랍에미리트로부터 2400만 배럴의 원유를 우선적으로 공급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공급 받기로 한 원유는 푸자이라항에서 선적된다. 2400만 배럴 중 400만 배럴은 한국에 도착했고, 200만 매럴은 4월 초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