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점을 뽑아도 못 이기는 야구…강팀의 조건은 결국 ‘밸런스’다

김은진 기자 2026. 4. 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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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강백호가 지난 28일 프로야구 대전 개막전에서 연장 11회 키움 불펜 유토를 상태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일까지 대전에서 치른 KT 3연전에서 23득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7점을 넘게 뽑는 득점력으로 홈 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사흘 간 1승도 하지 못했다. 총 36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키움과 만난 개막 2연전에서는 2승을 거뒀다. 그때도 이틀간 20점을 뽑았다. 그러나 13점도 내줬다. 개막 이후 5경기에서 2승3패를 하는 동안 한화는 43득점을 하고 49실점을 했다. 개막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0개 구단 중 득점 2위인데 최다 실점 팀이다.

한화는 지난 겨울 407억원 어치 계약을 발표했다. 자유계약선수(FA)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영입했고, 예비FA 노시환을 11년 307억원에 미리 잡았다. 앞서 몇 년 간 FA 시장에서 계속 큰 손이었던 한화의 전력 보강 최종 단계처럼 보였다. 확실하게 타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일단의 효과가 드러났다. 강백호는 매우 잘 치고 있고 타선은 폭발한다. 그러나 개막하자마자, 투수력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우려했던 현실도 드러나고 말았다.

한화 김서현.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는 꽤 오랫동안 마운드 고민이 컸던 팀이다. 투수 걱정을 하지 않은 것은 10년을 되돌아봐도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평균자책 2위의 불펜 핵심이던 젊은 투수들 모두 사실상 지난해가 처음으로 잘한 시즌이었다. 최강 외인 1·2선발이 떠난 자리는 새 외인에게 맡기더라도 나머지는 기존 전력만 갖고는 불투명했으나 그마저 이탈자가 나왔다. 그 결과를 개막하자마자 확인하고 있다. 며칠 간 한화 마운드는 거짓말처럼 과거로 돌아갔다.

투타 균형이 잘 맞도록 전력을 구성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확실한 약점을 파악하고 있더라도, 딱 맞는 자원이 타이밍 좋게 나타나주지도 않는다.

2017년 우승 팀 KIA도 그렇게 출발했지만 타이밍을 잘 잡은 사례다. 오랫동안 부족했던 4번 타자 자리를 채우기 위해 그해 ‘사상 최초 100억원 계약’ 타이틀을 감수하고 FA 최형우를 영입했다. 그런데 개막해보니 더 큰 약점이 있었다. 1위를 달리면서도 뒷문이 너무 약해 아무리 득점이 폭발해도 매일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불안감에 시달렸다. 결국 시즌 중 트레이드 승부수를 띄워 마무리를 영입했고 완벽한 전력으로 막바지 달려 통합우승을 했다. 우승 목표에 근접했다면 딱 그 한 시즌만을 위한 투자로 전력 균형을 맞춰야 할 때도 있다.

한화로부터 사흘간 3승을 가져가 개막 5연승을 달린 KT 역시 타이밍이 잘 맞았다. 마운드 강팀으로 불리지만 타격이 약했던 KT는 오랫동안 이 약점을 채우지 못했다. 창단 이후 10년이 지나면서 창단 멤버 중 FA 자격 선수들이 많아져 근래 몇 년 간 꾸준히 이적 선수도 나왔다. 그런 가운데도 5년 연속 유지하던 가을야구에서 이탈하자 KT는 지난 겨울 처음으로 외부 FA 영입에 적극 나섰다. 애초에 노렸던 선수들은 놓쳤지만, 영입 성공한 김현수와 최원준이 출발을 잘 하고 있다. 강백호가 떠났지만 마침 안현민이 등장해줬고, 영입한 FA 둘이 좋은 성적으로 출발하는 것도 모든 구단이 쉽게 누리는 행운은 아니다. 투타 균형이 비로소 어느 정도 맞춰지면서 최초의 개막 5연승을 달린 KT의 목표는, 이른 시점이지만, 이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KT 선수들이 3월29일 잠실 LG전 승리로 2연승을 거둔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막 직후 몇 경기 성적 자체에는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시즌 극초반의 기록은 경기 수가 쌓일수록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지금의 실점과 득점 순위는 한 달만 지나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지금 잘 치는 타자들이 끝까지 계속 잘 친다는 보장도 없다. 겨울 사이 전력 보강을 한 효과 역시도 시즌을 다 치른 뒤에나 최종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개막하자마자 드러나버린 약점은 의미가 크다. 시즌의 예고편이 되기도 한다. 분명히 노출된 약점은 보완하지 않는 이상 감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준우승 팀 한화가 올시즌 걷게 될 길은 리그 판도를 결정할 가장 큰 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사흘 간의 기억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한화가 가게 될 방향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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