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매틱 | 강인한 정통파 SUV… 마일드 하이브리드로 효율도 잡아

박진우 기자 2026. 4. 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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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 450 4매틱 AMG 나이트 에디션.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장점이 많은 차다. 부드러움과 안락함, 고급스러움 등 소비자가 ‘벤츠’라는 브랜드에 바라는 것을 빠짐없이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큰 차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용성과 오프로드(험로) 성능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에도 충실하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벤츠 GLE는 2019년 출시한 4세대 모델로, 2023년 부분 변경을 거쳐 현재의 디자인에 이르고 있다. 4세대 초기 모델(2019)과 비교해 부분 변경 모델(2023)의 전체적인 변화는 크지 않지만, 헤드램프(전조등)나 테일램프(후미등), 그릴, 범퍼 디자인을 바꿔 인상이 또렷해진 느낌이 든다. 동력계에도 48V(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전동화 흐름에 소극적이나마 참여하고 있다. 벤츠 GLE 450 4매틱을 시승했다.

정통 SUV 비율로 그린 웅장함

시승 차는 GLE 450 4매틱 중에서도 한정판으로 국내 단 77대만 판매한 ‘GLE 450 4매틱 AMG 나이트 에디션’.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가 차 이름에 포함돼 있으나, AMG 전용 모델은 아니다. 대신 AMG처럼 보이게 하는 여러 디자인 요소를 넣었는데, 전용 프런트 범퍼, 크롬 핀(pin)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그것이다. 이 디자인 요소를 고광택 블랙컬러로 꾸민 것이 나이트 에디션이다.

GLE 450 4매틱은 길이 4930㎜, 너비 2020㎜, 높이 1780㎜로, 최근 유행하는 넓고 낮은 디자인보다 크고 꽉 찬 형태의 정통파 SUV를 표방한다. 긴 휠베이스(앞뒤 차축 간 거리)와 짧은 오버행(바퀴의 중심부터 앞뒤 끝단까지 거리), 큰 플러시 피티드 휠(flush fitted wheels·자동차 외장 면과 바퀴 면이 일직선을 이루는 형태)로 안정감을 낸다. 측면은 GLE 특유의 넓은 C필러(차 지붕을 받치는 기둥 중 세 번째 것)와 리어램프(후미등)로 이어지는 근육질의 라인이 인상적이다. 멀티빔 LED 헤드램프(전조등)는 좌우 각각 84개의 LED가 들어갔는데, 시동을 걸고 헤드램프가 켜지면 LED가 춤을 추듯 빛을 내며 움직인다. 램프는 개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이빔(상향등)을 켠 상황에서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면서 반대편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한다.

실내는 강인한 외관과 어울리도록 꾸며졌다.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기본 탑재하고,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첨단의 느낌을 낸다. 야간에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데, 기분과 취향에 따라 실내조명의 조도와 색상을 조절할 수 있다. 지원하는 색상만 64개다. 첨단 정보기술(IT) 기기에 타고 있는 느낌이다. AMG 나이트 에디션은 실내의 상당 부분을 모두 검은색 마감 처리해 외관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가솔린 엔진 부드러운 주행

381마력을 내는 3.0L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은 매끄러운 가속이 일품이다. 최대 토크는 51㎏·m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 질감이 충분히 잘 살아나는 느낌으로, 디젤의 거칠고 투박한 느낌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이 동력계에 2세대 통합 스타터-제너레이터(ISG)를 장착했다. 이른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전기모터를 기존 내연기관 동력계에 추가한 것으로, 출발 또는 저속 구간에서 약 16.3마력(12㎾)과 약 20.4㎏·m(200㎚)의 힘을 보탠다. 가속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연료도 적게 쓰고, 연료를 적게 쓴 만큼 배출가스도 조금 줄인다. 이런 시스템은 유럽 환경 규제에 따른 것이지만, 유럽만큼 환경 규제가 엄격한 국내 판매 제품에도 해당 시스템을 장착하는 유럽계 차량이 최근 늘고 있다.

GLE 450 4매틱.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9G-트로닉 자동 변속기는 9단이라는 다단 변속기에 맞게 엔진의 힘을 정확하고, 끊김 없이 바퀴에 전달해 낸다. 벤츠는 라이벌 BMW에 비해 즉각적인 반응이나 민첩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은데, 반대로 보면 벤츠는 진중하고, 경박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GLE 역시 이런 벤츠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GLE 450 4매틱에 장착된 에어 서스펜션은 그런 GLE의 성격을 더 부각한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 모드에 두면,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요철을 넘을 때 아주 부드러운 거동을 보여준다. 미세한 진동을 모두 잡아내 탑승자의 몸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엉덩이에 불쾌한 느낌이 아예 없다. 에어 서스펜션 패키지에 포함된 댐핑조절시스템(ADS)이 노면 상황이나 자동차 속도, 무게에 따라 서스펜션의 감쇠력(진동을 멈추게 하려는 힘)을 조절한다. 불규칙한 노면을 달릴 때 각 바퀴가 이 기능에 의해 모두 다르게 반응하면서진동 감쇄 능력이 극대화된다. 곡선 구간에서는 느낌이 또 달라지는데, 차체를 높이고 서스펜션의 댐퍼(감쇠 장치)를 조여 롤링(좌우 흔들림)을 억제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은 5.6초. 폭발적인 성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차가 2.5t에 달한다는 걸 떠올려보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치다. 핸들링은 날카롭진 않지만, 정확하게 움직인다.

운전자 피로 더는 지능형 안전 기술

GLE 450 4매틱 AMG에 장착된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 차량 제어와 실시간 교통 정보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나, 2~3년 전 기술로 최첨단이라는 생각은 솔직히 들지 않는다. 다만 운전 정보를 앞유리창에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크기가 커, 운전할 때 주의력을 분산시키지 않아좋다. HUD 속 정보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배치가 가능하다. 앞 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제동과 출발까지 지원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은 도심의 가다 서다 상황에 특화한 기능이다. 이 기능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에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액티브 차선 유지 어시스트, 프리 세이프 기능도 넣어 고속도로 등에서 운전 피로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차 지붕의 상당 면적을 유리창으로 만든 파노라믹 선루프는 비가 오는 상황을 센서가 인지해 선루프를 스스로 닫는다. 여기에 프리 세이프 기능 연계로 차가 전복됐을 경우 선루프를 자동으로 닫아탑승자의 신체 이탈을 막는다. 탑승자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온도와 열선·통풍 시트가 조절되고, 마사지 기능도 알아서 작동한다. 여기에 조명, 오디오 등까지 조절해 최적의 운전 환경을 조성하는 에너자이징 패키지를 기본 제공한다. 가격은 1억37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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