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기의 HR 이야기] 이미 시작된 AX 시대… HR 리스크 관리의 새 관점 필요하다

한준기 동명대 Busan International College 교수 2026. 4. 3. 11:5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R의 새로운 역할은 불가피하다. HR은 끊임없이 전통적 지원자 중심의 역할에서 탈피해 AX 시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경영전략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AX는 이미 시작됐다. 새로운 흐름에서의 경쟁력은 어쩌면 기술 속도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책임 있게 통제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사진 셔터스톡
한준기 동명대 Busan International College 교수 - 한국외국어대 경영학 박사, 전 IGM 세계경영연구원 전임교수, 전 성균관대 글로벌 MBA 스쿨 겸임교수,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인사총괄임원

눈 깜짝할 사이에 기업 혁신의 화두가 디지털 전환(DX)에서 AI 전환(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으로 진화했다. 인공지능(AI)이 기업 운영 전반을 재구성하는 시대가 눈앞에 온 것이다. 채용·평가·인력 운용 전반에 AI가 개입하면서 ‘기술 도입 단계’를 넘어 ‘의사 결정 위임 단계’까지 진입했다.

문제는 이 변화가 가져올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마존이나 우버 등 먼 나라 다국적기업의 분쟁만이 아니다. 이미 국내 주요 대기업이 AI 기반 채용 시스템, 성과 데이터 분석,인력 운영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일부 중견기업도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솔루션을 고민하는 추세다. 그런데 모두 ‘어떻게 AI를 활용할 것인가’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면 ‘AI로 인해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AX 시대 HR 리스크의 구조와 현실

인사·노무관리는 본질적으로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AX 시대의 잠재적 인사·노무관리 리스크의 주요 영역은 다음과 같다.

1│AI 채용 확대와 ‘보이지 않는 차별’의 위험

국내 대기업 A사는 AI 기반 서류 전형 시스템을 도입해 채용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수천 건의 지원서를 단시간 내에 분석하고 적합 인재를 선별하는 데 있어 분명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제기되는 질문은 ‘AI는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있는가’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만약 기존 채용 데이터에 특정 대학, 경력 유형, 연령대에 대한 선호가 반영돼 있다면, 이는 의도와 달리 알고리즘을 통해 재생산될 수 있다. 단순한 운영 이슈를 넘어, 공정성 논란과 기업 평판 및 법적 리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지점이다.

2│유연 근무(재택·하이브리드 근무) 확대와 근로시간 관리의 새 과제

AX 시대는 재택근무, 원격 협업, 프로젝트 기반 업무를 더욱 가속한다. 많은 기업이 유연 근무제를 확대해 구성원의 만족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새로운 과제도 있다. △근로시간 산정 불명확성 △초과 근로 관리 어려움 △업무와 사생활 경계 모호성 등이다. 특히 AI 기반 업무 환경에서는 업무 지시와 수행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의 근로시간 관리가 어려운 지점이 있다. 일부 기업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한 AI 기반 업무 모니터링 시스템은 자칫 사생활 침해나 과도한 감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유연성 확대에 따르는 관리 방식의 재설계 요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3│AI 성과 평가 도입과 조직 신뢰 문제

성과 평가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 몇몇 글로벌 기업은 채용에 이어 성과 평가(정리 해고, 핵심 인재 유지, 퇴사 예정자 예측 등)에 AI를 쓰고 있고, 국내 기업 역시 생산성과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인사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는 고민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AI 도입과 활용이 평가 기준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가 기준 메커니즘 자체의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 등에 있어서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4│업무 수행 방식의 변화에 따른 문제

AX 시대에는 업무 수행 방식이 전통적인 직무 중심에서 문제 해결, 프로젝트 중심으로 급변하게 될 것이다. 정해진 칸막이 안에서 자신이 맡은 일만 하는 구조가 아니라, 특정 프로젝트나 과업을 해결하기 위해서 모이고 흩어지는 유연한 구조가 불가피하다. 역할과 책임의 유연성 및 확장성, 부서 간 경계가 희미해진다는 큰 변수가 부상한다.

결국 AI 도입과 활용으로 인사 노무 분야는 업무 범위의 모호성, 평가 기준과 공정성 시비에 직면할 수 있다. 또 업무 지시 체계와 근로시간 산정이라는 근로조건 역시 논쟁 소지가 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시로 배치 전환이 일어날 때, 이를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볼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 동의가 필요한 조직 운영의 불가피한 감내 사항이나 불이익으로 볼 것인지의 쟁점도 예상할 수 있다. 프로젝트 기반 협업 증가 환경에서 개인 기여도를 정량화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AI가 이를 단순화할 경우 오히려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기본적으로 AX 시대의 근저에는 데이터 활용 확대와 개인정보 리스크가 상시적으로 수반된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사관리 등은 필수가 되겠지만 △개인정보 수집 범위 적정성 △데이터 활용 목적 명확성 △ 구성원 사전 동의 여부 등의 민감성은 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각 기업, 리스크 컨트롤타워 갖춰야

급작스레 찾아온 이런 이슈에 지금 당장 ‘절대적 정답’을 제시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근본 철학과 원칙은 명확할 수 있다. ‘통제나 전통적 관리’에서 ‘신뢰와 지원’ 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의 몇 가지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보고 싶다. 첫째, AI 거버넌스(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활용 원칙과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과 근무 방식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유연 근무와 프로젝트 기반 조직에 맞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설명 가능한 HR (인적자원)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채용·평가·보상 등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해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셋째, 데이터 윤리와 신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AI 윤리 기준 수립과 알고리즘 검증 및 감사 체계 등을 넣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구성원의 신뢰를 어떤 식으로 구축할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것이 장기적 경쟁력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당연히 HR의 새로운 역할은 불가피하다. HR은 끊임없이 전통적 지원자 중심의 역할에서 탈피해 AX 시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경영전략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AX는 이미 시작됐다. 새로운 흐름에서의 경쟁력은 어쩌면 기술 속도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책임 있게 통제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