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산업 주총 리뷰]④ 주가 정상화 시 승계 비용 '2배 이상'

차량용 시트 제조사인 대원산업은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알짜로 통하는 중견 기업이다. 최근 3년간 외형 확대를 지속하면서 2025년 매출액 '1조 클럽'에 입성했고, 영업 이익도 연간 700억원 이상으로 견조하다. 부채 비율은 29.5%에 불과할 정도로 튼튼한 재무구조까지 갖췄다. 단, 비정상적일 정도로 저조한 주가가 흠으로 꼽히다.
시총, 보유 현금의 60% 수준
대원산업의 경우 극단적 저평가에 놓여 있다. 1일 주식 종가(1만2770원)를 기준으로 시가 총액은 2558억원인데, 이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약 4100억원의 순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재 시장 가격으로 주식을 전부 사들일 경우 축적해 온 현금만으로 매입액을 충당하고도 1600억원이 남는단 이야기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작년 말 기준 0.44배와 유사하게 0.4배 중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현금과 생산시설 등 회사가 소유한 자산 가치의 절반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0.4대 PBR은 자동차 부품 업계로 피어그룹 범위를 넓혀도 최저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 평균(1.6~1.9배)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저평가의 원인으론 저조한 주주 환원율과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에 취약한 지배 구조 등이 지목된다. 대원산업은 올해도 지배주주 순이익(2025년 기준 768억원)의 6.5%(50억원)에 불과한 현금 배당을 책정했다. 2022년 9.3%, 2023년 9.8%, 2024년 5.5%에 이어 한 자릿수대 배당 성향을 이어 나간 것이다.
집중 투표제 배제해 '지배구조 디스카운트' 심화
대원산업은 이러한 구조적 요인을 상쇄할 수 있도록 주주 환원책을 모색하긴커녕, 오히려 지배구조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회사는 최근 정관에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회사로부터 독립된 이사를 주주가 선출할 기회를 원천 차단한 것이다. 이미 이사회의 폐쇄성이 짙은 상황에서 투명성과 독립성 개선 여지마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너가의 전횡을 저지하는 이사회의 기능 약화로 이어지며 필연적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는 게 시장 시각이다. 지배구조 리스크 또한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대원산업 측은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집중 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하므로 정관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있지만, 당사는 애초 집중 투표 제도 조항이 없었다"며 "늦게나마 보호 장치로서 배제 조항을 신설했고, 이게 튀어나와 보이는 듯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약 100곳의 관련 상장사 정관을 다 봤는데 거의 다 집중 투표제 배제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증여·상속세, 주가 아닌 자산·손익 가치로 계산 시 '2배 이상'
중요한 점은 대원산업의 현 상황으로서는 저평가된 기업 가치가 이득이란 것이다. 승계라는, 주가를 낮게 유지할 구조적 유인이 존재한다.
지난달 12일 종가(1만2590원)만 적용해도 허수열 대원산업 명예 회장과 허재건 회장의 증여·상속세는 총 303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손익 가치와 실제 자산을 고려한 순자산 가치를 토대로 계산하는 비상장사 주식 평가 방식 적용 시 PBR이 단숨에 1.1배로 뛰면서, 예상 증여·상속세는 775억원에 달하게 된다.
대원산업은 이미 승계 준비에 착수했다. 허재건 회장의 아들 허선호 부사장이 2024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허 부사장의 지분율은 아직 3.58%에 불과해, 증여와 상속을 통한 지배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승계 작업을 완료하기 전까진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오너 일가의 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낮은 주주 환원율을 고집하는 한편 지배구조 리스크를 키우는 대원산업의 행보를 단순한 경영 판단의 결과로만 보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대원산업에도 입장을 물었으나, 회사 측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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