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여정은 이제 시작” 제78주년 4.3추념식 봉행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부터 3일까지 대한민국을 국빈 방문하는 외교 일정상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다만, 지난 3월 29일~30일 제주를 찾아 4.3희생자 유족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지며, 도민과 유족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찾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필두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정의당 권영국 대표 등 입법부 수뇌부도 대거 추념식에 참석했다.
제주에서는 오영훈 지사, 이상봉 의장, 김광수 교육감을 비롯해 문대림·김한규·위성곤 국회의원,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 이흥권 제주지방법원장, 신대경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 고평기 제주도경찰청장, 좌태국 해병대 제9여단장, 김인호 해군기동함대살형부 사령관, 박상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4.3 과제 해결 의지 담은 추념사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3월 29일 4.3 유족과 만난 자리에서 4.3 왜곡·폄훼 처벌, 가족관계 정정 기간 연장, 4.3 진압 공로자 서훈 취소, 희생자 유해 신원 확인 등 중요한 과제들을 직접 언급하며 박수를 받았다.
추념식에 참석한 김민석 총리도 이런 기조를 이어갔다. 김민석 총리는 추념사에서 "존경하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78년 전 참혹한 비극의 중심에는 (이승만 정부의) 불법 계엄이 있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불법 계엄의 망령이 되살아났을 때 제주도의회는 지방의회 가운데 가장 먼저 대통령 탄핵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제주인들은 단호한 목소리로 개헌 반대를 외쳤다. 4.3의 역사를 잊지 않은 제주도민이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주셨다. 다시 한 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다.

또한 "국민 주권 정부는 4.3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4.3 희생자와 유족 여러분의 명예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4.3 사건 특별법을 만든 김대중 정부, 정부 차원에서 첫 공식 사과를 드렸던 노무현 정부, 4.3 희생자 보상 근거를 법제화했던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4.3을 위해 애써온 민주 정부의 유산을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4.3 기록물 1만4000여 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4.3의 아픔을 담은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 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진실, 화해, 상생의 가치로 승화된 4.3의 정신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4.3의 역사를 끝까지 기억하고 기리고 되새기면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 위에 더 큰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나가겠다. 결코 제주4.3과 작별하지 않겠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서 끝까지 함께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피력했다.

또한 "최근 오랜 세월 뒤틀려 있던 가족 관계를 비로소 바로 세우는 첫 결실이 있었다"면서 "마지막 단 한 분까지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는 3월 28일 박진경에 이어 한병선 공적비, 그리고 군경 공적비와 충혼비를 4.3 평화공원으로 옮기고 그 옆에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설치했다"며 "제주도는 앞으로도 제주4.3의 진실을 왜곡하고 훼손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우리가 지켜낸 제주4.3의 진실이 다음 세대에 온전히 기억될 수 있도록 제주도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특히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 유족들은 4.3 왜곡으로 쓰라린 고통을 짊어지고 한평생 살아가야 하나. 아물지 않은 상처에 더 이상 폭력의 칼을 꽂지 못하도록 4.3 특별법을 개정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추념식에 참석한 국무총리, 국회의장, 당대표들에게 당부했다.
또한 "인간의 존엄을 무참히 짓밟은 자가 국가 유공자로 예우받는 나라는 민주 국가가 아닐 것"이라며 "더 이상 역사의 상처를 덧내지 않도록 국가유공자법과 상훈법도 조속히 개정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추념식 울린 사연, '잠들지 않는 남도' 합창
추념식 현장에서는 4.3으로 뒤틀린 가족관계가 바로 잡힌 고계순 할머니의 이야기가 공유됐다.
1948년 6월생인 조천읍 신촌리 출신인 고계순 씨는 그해 12월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홀로 남은 고계순 씨는 할아버지 결정에 따라 작은 아버지의 자녀로 호적에 올랐다. 이런 사연은 작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친부 사진과 족보를 보여주면서 공개됐다.
70여 년간 작은 아버지의 딸로 살아온 고계순 씨는 국무총리 소속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결정으로, 최근에야 가족관계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고계순 할머니를 포함해 유족 4명이 처음으로 가족관계가 정정됐다.


올해 추념식 사회는 KBS 한승훈 아나운서와 함께 4.3 유족이자 음악인 우상임 씨가 맡았다. 제주 출신 강정아 아나운서와 바리톤 김영도, 탐라중 1학년 서예준, 백록초 6학년 전예주 학생은 애국가를 제창했다. 제주도립무용단(식전행사), 서귀포관악단(의식곡 연주) 등 제주도립예술단도 역할을 맡았다.
또한 추념식 묵념 순서가 되자 사이렌 대신 동박새 소리와 첼로 연주가 현장에서 울렸다. 지금까지 4.3 추념식 현장 묵념은 사이렌이 사용됐다. 트라우마를 호소한 4.3유족들이 지적하면서 지난해 타종 소리로 교체했다. 그리고 올해 동박새 소리와 첼로 연주로 다시 교체했다. 동박새는 이른 봄 동백나무에서 떼 지어 우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족, 연대, 상생, 평화와 인권에 대한 소망을 동박새에 투영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제주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박정현 양이 현장에서 직접 연주하며 의미를 더했다.
추념식 합창 공연에서는 2018년에 이어 다시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다. 제주도립 제주합창단이 목소리를 냈다. 이어 양희은의 곡 '아름다운 것들'을 제주합창단과 4.3평화합창단, 제주유스코러스, 노래하자 춤추자가 함께 불렀다.

- 국회의장 최초 추념 우원식 “제주4.3 왜곡 좌시 않겠다” - 제주의소리
- 김민석 총리 “국민주권 정부, 결코 4.3과 작별하지 않겠다” - 제주의소리
- 제주 찾은 정청래 “4.3 양민 학살자 서훈 박탈” - 제주의소리
- “제사집 다녀오겠다던 그 말 믿고 살았주”…101세 새댁의 끝나지 않은 4월 - 제주의소리
- [포토] 제78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 제주의소리
- 다시 울려 퍼지는 ‘잠들지 않는 남도’...제주4.3 영령 넋 기린다 - 제주의소리
- “아무리 노력해도 광탈” 취업 막고 있던 수십년 전 비밀 - 제주의소리
- 오영훈 “4.3왜곡 시도, 용납 않을 것...완전한 해결 끝까지 책임” -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