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할망들의 진심 담긴 ‘선흘그림시장’ 4일 개막

문준영 기자 2026. 4. 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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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만들고 판매…9명 여성노인의 삶 담겼다

'농부에서 화가가 된 할망들, 기막힌 신들이 연합해 그림시장을 엽니다. 이곳에서는 그림만 팔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 속마음, 어떤 기억, 신, 오래된 웃음이 함께 판매됩니다. 기막힌 신들이 매일 아침 그림편지를 쓰며 첫 손님을 기다립니다. 아홉명의 할망들과 마을청년들이 펼치는 기막힌 가게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 '선흘그림시장' 초대의 말에서

'그림 그리는 선흘 할망'들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선흘그림시장'이 오는 4일부터 6월 28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선흘그림작업장(중산간동로 1290)에서 개최된다. 개막식은 4일 오후 2시. 전시는 매주 금·토·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제작부터 판매까지 이어지는 '시장'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작가가 직접 만든 작품을 각자의 '점빵(가게)'에서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판매한다.

참여 작가는 총 9명. 대부분 평생 농사를 지어온 고령의 여성들로, 일상과 기억, 자연의 경험이 그림에 담겼다.

시장에는 '초록복덕방', '소막화방', '우라차차신발가게' 등 각기 다른 이름의 가게가 들어선다. 여기에 필사·제본 작업을 하는 '혜명도',  '반사조명', 기록을 담당하는 '토요사진관', 목공 작업 공간 등 청년들이 참여하는 확장 플랫폼도 함께 운영된다.
선흘1리의 할머니 화가들이 4일부터 열리는 선흘그림시장을 준비중이다. ⓒ제주의소리

이 전시는 제작·생산·유통이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기록되고, 빛으로 확장되고, 물건으로 재구성되며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된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작품을 구매하거나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전시에 참여할 수 있다.

기획 측은 "선흘그림시장은 그림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오가는 시장"이라며 "관람객 역시 이 시장을 구성하는 하나의 참여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선흘 그림할망 프로젝트는 2021년 최소연 화가가 조천읍 선흘1리 마을 어르신들과 시작한 그림 야학이 계기가 됐다. 마을이 곧 하나의 미술관으로 변신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후 매년 그림책 출판과 전시 행사가 열리며 현재 9명의 마을 토박이 할머니들과 함께 작은 시골마을을 예술로 놀랍게 변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의소리>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