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주일] 부활의 세 증인들
청어람ARMC가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
2025년 대림절부터는 매주 주일뿐 아니라 성탄절과 성금요일 등 주요 절기 예배문도 함께 발행합니다.
부활주일 / 강단색: 흰색

오늘의 기도 |
찬양 |
시편 118편 1-2, 14-24절
1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2 이스라엘아,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하여라.
14 주님은 나의 능력, 나의 노래, 나를 구원하여 주시는 분이시다. 15 의인의 장막에서 환호하는 소리, 승리의 함성이 들린다. "주님의 오른손이 힘차시다. 16 주님의 오른손이 높이 들렸다. 주님의 오른손이 힘차시다." 17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주님께서 하신 일을 선포하겠다. 18 주님께서는 엄히 징계하셔도, 나를 죽게 버려 두지는 않으신다. 19 구원의 문들을 열어라. 내가 그 문들로 들어가서 주님께 감사를 드리겠다. 20 이것이 주님의 문이다. 의인들이 그리로 들어갈 것이다. 21 주님께서 나에게 응답하시고, 나에게 구원을 베푸셨으니, 내가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2 집 짓는 사람들이 내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23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일이니, 우리의 눈에는 기이한 일이 아니랴? 24 이 날은 주님이 구별해 주신 날, 우리 모두 이 날에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말씀 |
사도행전 10장 34-43절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나는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가리지 아니하시는 분이시고, 35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그가 어느 민족에 속하여 있든지, 다 받아 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6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씀을 보내셨는데,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평화를 전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만민의 주님이십니다. 37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이 일은 요한의 세례 사역이 끝난 뒤에, 갈릴리에서 시작하여서, 온 유대 지방에서 이루어졌습니다. 38 하나님께서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부어 주셨습니다. 이 예수는 두루 다니시면서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억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39 우리는 예수께서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사람들이 그를 나무에 달아 죽였지만, 40 하나님께서 그를 사흗날에 살리시고, 나타나 보이게 해주셨습니다. 41 그를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미리 택하여 주신 증인인 우리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와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이 예수께서 우리에게 명하시기를, 하나님께서 자기를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의 심판자로 정하신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하셨습니다. 43 이 예수를 두고 모든 예언자가 증언하기를,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골로새서 3장 1-4절
1 그러므로 여러분이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 주심을 받았으면, 위에 있는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2 여러분은 땅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지 말고, 위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십시오. 3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4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에 싸여 나타날 것입니다.
요한복음 20장 1-18절
1 주간의 첫 날 이른 새벽에 막달라 사람 마리아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 어귀를 막은 돌이 이미 옮겨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그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가져갔습니다.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3 베드로와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무덤으로 갔다. 4 둘이 함께 뛰었는데, 그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서, 먼저 무덤에 이르렀다. 5 그런데 그는 몸을 굽혀서 삼베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도 그를 뒤따라 왔다. 그가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삼베가 놓여 있었고, 7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그 삼베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한 곳에 따로 개켜 있었다. 8 그제서야 먼저 무덤에 다다른 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9 아직도 그들은 예수께서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다. 10 그래서 제자들은 자기들이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11 그런데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울다가 몸을 굽혀서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12 흰 옷을 입은 천사 둘이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신이 놓여 있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다른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여자여, 왜 우느냐?" 마리아가 대답하였다. "누가 우리 주님을 가져갔습니다.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4 이렇게 말하고, 뒤로 돌아섰을 때에, 그 마리아는 예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았지만, 그가 예수이신 줄은 알지 못하였다. 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느냐?" 마리아는 그가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세요, 당신이 그를 옮겨 놓았거든, 어디에다 두었는지를 내게 말해 주세요. 내가 그를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가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부니!" 하고 불렀다. (그것은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17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게 손을 대지 말아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제 내 형제들에게로 가서 이르기를, 내가 나의 아버지 곧 너희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곧 너희의 하나님께로 올라간다고 말하여라." 18 막달라 사람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보았다는 것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전하였다.
부활의 세 증인들 |
생각할수록 참 기이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에 달려 죽은 나사렛 사람 예수가 3일 만에 다시 살아났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것을 단지 사실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를 인생의 주춧돌 삼아 평생을 살아갑니다. 부활절은 기쁜 날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예외적인 사건에 붙들려 살아가는 존재인지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의 부활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최초의 증인들에 의해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대규모 박해와 순교가 이내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공동체는 와해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점점 더 많은 이가 기독교 공동체에 속하고 싶어했습니다. 다양한 문제와 한계를 안고 있었음에도, 그들 공동체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늘의 교회력 본문은 그 답의 실마리를 보여 줍니다. 주님의 부활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요. 사도행전 10장에서 베드로는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가리지 않으신다고 선포합니다. 이는 부활한 그리스도의 주 되심이 이스라엘의 경계를 넘어 만인에게 열려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행 10:34-36). 베드로는 부활을 경험한 뒤 율법과 회당으로 상징되는 세계에서 벗어났습니다. 고넬료처럼 신실한 이방인들을 만나며, 이방인과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일을 죄로 여겼던 자신의 과거와 결별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하나임을 고백하는 세계에 이르렀습니다.
바울은 부활의 주님을 만난 뒤 완고했던 자기 확신에서 벗어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명문화된 율법 너머에서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 분임을, 구원의 능력이 율법이 아닌 부활의 주님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그 깨달음이 곧 완성은 아니었습니다. 골로새서에서 바울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던 우리의 생명이, 아직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요(골 3:3). 바울은 믿음의 삶이 거울로 보는 것처럼 희미한 현재(고전 13:12)를 끌어안고 가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미 얻은 것도 아니고 온전히 이룬 것도 아닌(빌 3:11-12), 이 불완전한 삶 속에서 다시 오실 주님을 신뢰했습니다(골 3:4). 이것이 성령 안에서 살아간 바울의 방식이었습니다.
요한복음 20장은 막달라 마리아의 부활 경험을 흥미롭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다른 제자들과 달리 끝까지 빈 무덤 앞에 남아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이상한 점은 그녀가 서 계신 주님을 보고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주님을 몰라보았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신 뒤에야 그녀는 "선생님!" 하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무언가 부족한 반응입니다. 주님은 더 이상 마리아가 원할 때 언제든 붙들 수 있는 선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요 20:17). 마리아는 주님의 말씀을 다 듣고서야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가 자신이 "주님"을 보았다고 전합니다(요 20:18). 그렇게 마리아는 부활의 첫 번째 증인이 되었습니다. 요한복음에 기록된 '인식의 지연'은 부활을 신비롭게 감싸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우리가 눈앞에서 놓칠 수 있음을 기억하게 하고, 신실한 이들, 홀로 남아 눈물 흘리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오시는 주님을 바라게 합니다.
부활은 추상이 아닙니다. 살과 뼈를 지닌 채 호흡하는 모든 생명의 역사 안으로 다가온 참으로 이상한 사건입니다.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에서 살았던 최초의 증인들마저 그 사건을 곧장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부활은 그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당혹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을 열고 부활 사건에 스스로를 내맡겼을 때 그들의 삶에는 뭔가가 일어났습니다. 그 뭔가가 무척이나 힘 있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부활 경험이 그들을 자기 확신에서 벗어나게 했고, 관습을 뛰어넘게 했으며, 동원해본 적 없던 감각을 일깨워 진리를 깨닫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부활의 증인들은 기꺼이 부활하신 주님께 사로잡혀 살았고, 죽었습니다. 죽어가는 중에도 부활의 생명을 소망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삶을, 기독교 공동체를 특별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선연히 남아 있는 그 모든 증언은 우리를 부활의 삶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도전하고 있습니다.
적용질문 |
○ 읽은 말씀에서 내 마음에 가장 선명하게 새겨진 한 구절은 무엇인가요? 왜 그렇게 느껴졌나요?
세속성자의 기도 |
부활절의 기도
[호흡 기도] 부활의 능력으로 / 온 세상을
*부활절 기간 호흡 기도는 매주 부활절의 기도를 기억하며 개인적 기도 시간에 실천해 볼 수 있는 짧은 기도문입니다. 제시된 짧은 기도문에 맞추어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호흡 기도를 연습해 보세요.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민들을 위해
나그네의 보호자가 되신 주님,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이웃이자 좋은 동료로 살아가는 모든 이주민들을 보호하여 주소서. 이스라엘 백성들도 광야를 헤맨 나그네였고, 예수님도 난민이셨으며, 우리 모두가 이 땅에서 이방인이요 순례자로 살아갑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잊지 않고 이주민들을 적극적으로 환대하고 존중하게 하소서. 여러가지 이유로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땅에서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각별히 보호하시며, 이주민들을 경계하고 함부로 대하는 이주민 정책이 속히 보완되게 하소서. 한국 사회가 일상 속에 스며있는 인종주의와 가족주의를 넘어서게 하시고, 낯선 이들과 서로 환대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게 하소서.
봄 기운으로 피어나는 모든 존재들을 기억하며
봄의 기운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 언 땅이 녹고 싹이 트나 했는데 어느새 꽃이 만발한 완연한 봄입니다. 생명의 기운으로 피어나는 온 산과 들, 이 아름다운 창조 세계를 보며 주님을 찬양하고 기뻐합니다. 우리가 따스한 햇빛과 너른 땅, 곁에서 호흡하는 각양 동식물들을 통해 생명의 은총을 깨닫게 하시고, 그 은총에 기대어 살아감을 깊이 감사하게 하소서. 또한 그 은총의 통로가 되는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다정히 돌보며 생명의 질서를 배워가게 하소서. 모든 존재들과 연결된 감각 안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기를 원하오니, 우리 안에 생명을 향한 경이로움과 감수성이 날마다 자라게 하시고, 주께서 지으신 세계를 선하고 아름답게 가꾸어갈 사랑의 수고를 채워 주소서.
청어람ARMC newsnjoy@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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