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 '고발사주' 사건은 끝났나
[기자수첩]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2025년 7월17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7인 전원 일치로 '고발사주' 핵심 관계자 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손 검사가 검사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아 헌법을 위반했지만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손 검사는 같은 해 4월24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도 받았다. 1심에선 징역 1년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이제 고발사주 사건은 끝난 걸까.
이 사건 핵심은 2020년 4월3일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 손준성 검사가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를 통해 MBC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 및 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보도에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허위 기획보도'를 처벌해달라”는 고발을 사주했느냐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이었고 해당 고발장에는 김건희·한동훈 측 주장들이 담겨 있었다.
당시 고발장에 등장한 피고발인 13명 중엔 유시민 작가와 같은 여권 인사도 있었으나 이 중 8명은 윤석열 한동훈 김건희 관련 비판 기사를 작성한 뉴스타파 기자와 MBC 기자·PD들이었다. 현직 검찰총장 배우자와 측근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언론인들을 수사 대상으로 몰아 입을 틀어막고 검찰총장을 사수하려 했던 초유의 사건은 검찰이 선거에 개입하고, 언론의 자유를 겁박하려 했던 국기문란 행위라고 봐야 한다.
철저한 상명하복으로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검찰 조직에서 손준성 검사가 개인적 일탈로 혼자 고발사주를 기획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 검사가 고발장 작성에 관여했다고 인정했으며 “검찰총장 등 상급자가 고발을 기획하고, 고발장 등을 전달할 자로 김웅을 선택한 다음 김웅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손 검사가 고발장 작성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공수처는 고발사주 연루 의혹이 제기된 윗선을 소환조차 못 했고, 윤석열 한동훈을 무혐의 처분했다. 손준성 검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과정에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법원으로부터 주요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손 검사는 처벌받지 않았지만, 그가 누군가에게 자료를 전송했고, 큰 시간차 없이 미래통합당 김웅을 거쳐 이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관계는 드러났다.
무엇보다 검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했다는 점이 명백히 인정됐다. 정치검찰의 총선 정치공작으로 볼 수 있는 고발사주 사건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채 끝나선 안 된다. 지난해 3월 공수처는 조성은씨가 새로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 등을 직권남용 위증 증거인멸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에 배당했다고 밝혔으나 1년 넘게 진전이 없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이 성공하려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언론도 이 사건을 잊어선 안 된다. 2021년 9월 고발사주 사건이 뉴스버스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뒤 몇몇 언론은 여론을 호도하며 윤석열 편에 섰다. 조작된 텔레그램을 제보받았다는 음모론부터 조성은씨가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 사건에 '박지원게이트', '국정원 선거개입' 프레임을 띄운 언론도 있었다. 당시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국정원장까지 등장, 또 재연되는 대선 막장극>(2021년 9월13일자)이었다. 그해 10월 노컷뉴스는 <김웅-조성은 녹취파일에 '윤석열' 언급 없었다>는 단독 기사를 냈으나 오보로 드러났다.
유력 대선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문제를 언론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던 순간들은 나비효과가 되어 12·3 비상계엄으로 돌아왔다. 그와 같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6년 전 오늘, '손준성 보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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