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신한은행] “열심히 했는데 왜 이 정도일까”…울음 뒤, 신이슬 곁엔 책 한 권과 동료가 있었다 ③

정다윤 2026. 4. 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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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다윤 기자] 신한은행 신이슬(25, 170cm)의 개인 시간에는 책 읽는 시간도 있다.

그래서 취미템으로 가져온 것도 폭신한 북커버에 감싸인 책이었다. 겉모습은 말랑하고 귀여웠지만, 그 안에는 제법 단단한 시간이 포개져 있는 듯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더 크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럴 때 책 한 권과 곁의 한 사람이 생각보다 오래 버티게 해주기도 한다.

북커버는 제가 다이소에서 샀어요. 저희가 계속 지고 있을 때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책 선물을 받았어요. 제가 방에서 보고 있었거든요. (정)채련이랑 룸메이트인데 그날이 인천에서 하루 더 자고 가야 하는 일정이었어요. 경기를 지고 난 뒤였는데 열심히 뛰었는데도 너무 힘들고 ‘이거밖에 안 되나’ 싶어서 속상해서 울었어요. 채련이가 옆에서 ‘괜찮아요’라고 위로해줬는데, 그게 또 너무 민망해서 나가서 울었어요(웃음).

저보고 (김)지영 언니한테 가서 웃음 좀 얻어오라고 장난도 쳐줬어요. 이 책이 너무나도 큰 힘이 되어서 좋은 문장은 사진으로 찍어놓을 정도였죠. 그걸 언니들이나 동생들한테 보내주기도 했고요. 너무 좋은 책 선물이었어요.

좋은 문장은 오래 남는다. 위로가 절실한 날에는 더 그렇다. 신이슬은 마음에 남은 구절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동료들과도 나눴다고 했다. 혼자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함께 웃고 함께 버티는 쪽으로 번져간 셈이다. 힘든 날 건네받은 책이라 더 오래 손이 갔는지도 모른다.

그 옆에는 또 다른 취향이 묻어나는 물건들도 놓여 있었다. 보기만 해도 주인의 결이 어렴풋이 읽혔다.

 장난감 같은 카메라인데 찍히고 핸드폰으로 사진도 남길 수 있어요. 설명도 엄청 잘해주셨어요. 제가 기기를 잘 못 만지거든요. 인형은 길 가다가 보고 뽑았고 스티커는 (고)나연이가 붙여줬어요. 제가 꾸미는 걸 잘 못하거든요. 특히 작은 거는 더 그래요. 제가 몇 개 붙이긴 했는데 내가 말을 하면 나연이가 스티커를 옮겨줬어요. 제가 원하는 위치를 말하면 나연이가 붙여주는 식이었어요(웃음).

설명을 듣고 있자니 역할 분담이 또렷했다. 신이슬이 방향을 정하면 고나연이가 손을 보탠다.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과 손끝이 빠른 사람이 따로 있는 셈이다. 혼자였다면 조금 밋밋했을지 몰라도 함께 만지니 물건에도 표정이 생겼다.

사복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요즘은 예전처럼 힘줘 꾸미지는 않는다고 했다. 편한 옷이 먼저고, 자주 입는 스타일도 어느 정도 굳어진 듯했다. 힘을 빼고 입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신이슬은 그쪽이었다.

사복은 요즘 잘 안 꾸며요. 이런 스타일 옷을 많이 입는데, 최근에 또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어요. 블로그에 올렸는데 팬분들도 좋아해주셨어요. 저희 팀에서는 (신)지현 언니가 잘 꾸미는 것 같아요. 옛날 게시물 보면 여성스러운 옷을 많이 입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예쁜 트레이닝복도 많이 입으시는 것 같아요. 언니가 다양한 스타일을 잘 도전하고, 또 잘 소화하거든요.”
팀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옷 이야기도 오간다. 잘 입는 사람을 가까이서 보는 것만으로도 은근히 공부가 된다. 여기에 아예 옷을 돌려 입는 사이도 있었다.

(고)나연이랑은 대부분 옷을 많이 공유해요. 반팔티도 같이 입은 적 있고 지난번 점프볼 잡지 촬영 때도 나연이 후드티를 입었거든요. 거의 나연이랑 옷 고민을 많이 하고 서로 바꿔 입는 것 같아요.
이쯤 되면 룸메이트이자 작은 옷방에 가깝다. 반팔티부터 후드티까지 오간다니 거의 공동 옷장이다. 함께 고민하고 바꿔 입고 괜찮으면 다시 손이 간다. 팀 동료이면서 생활 동선까지 겹치니 가능한 풍경이다.

또 하나 꺼내 든 건 액자 사진이었다. 지난 올스타게임 당시 앙탈 챌린지를 했던 장면이 담긴 사진이다. 숙소에는 선물 받은 사진이 수두룩하지만 신이슬은 가장 최근(인터뷰 진행 기준)에 받은 걸 가져왔다. 
이것 말고도 방에 사진이 많아요. 그런데 이걸 가져온 이유는 최근에 받았기 때문이에요. 이 사진을 다들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들 창가나 챙상에 두는 편이에요. 정성껏 액자에 담아주셨으니까요.

숙소와 시설 이야기가 나오자 휴게실을 잘 쓰는 선수들은 잘 쓰고, 본인은 방에 누워 있는 편이라 자주 머물지는 않는다고 했다. 너무 꾸미지 않는 답이라 오히려 더 웃음이 났다. 공간은 좋은데 본인은 일단 눕는 쪽에 조금 더 가까운 모양이었다.

새로 생긴 이 공간은 휴게실처럼 쓸 수도 있고, 카페처럼 이용할 수도 있어요. 저는 방에 누워 있는 편이라 자주 있지는 않지만, 선수들은 많이 이용하더라고요. 밥도 정말 맛있고요. 시설도 좋은 편이죠. 사우나도 냉탕만 없는 것 빼고는 좋고요. 대신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얼음을 가져다가 냉방을 만들어 주세요. 그게 진짜 힘든 일인데, 늘 고생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하고 싶어요(웃음).”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마음이 무너질 법한 순간에도 팬들의 응원과 동료들의 온기가 있었기에 신이슬은 다시 힘을 냈다. 그렇게 버티고 지나온 시간 끝에, 한층 단단해진 신이슬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더 궁금해진다.

 

#사진_정다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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