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93년생 감독이 펴낸 거장의 마지막 음악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뉴욕의 자택 마당에 자연 실험을 위한 피아노를 들이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죽음 앞에서도 자신만의 ‘지금’을 살아내며 생사를 넘어서며 투혼을 불사른 사람만이 탈환할 수 있는 삶의 숭고함, 육체를 넘어선 존엄을 전한다. NHK 스페셜 ‘Ryuichi Sakamoto: Last Days’로 제53회 국제 에미상 아트 프로그래밍 부문을 수상한 1993년생 오모리 켄쇼 감독은 유족들과 약 8개월에 걸친 깊은 대화를 거쳐 확보한 방대한 아카이빙 자료를 통해 소리, 영상, 언어로 70대 거장의 마지막을 강하게 응축시켜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외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2023)의 수록곡으로 다시금 주목 받은 ‘Aqua’의 꾸밈없는 연주와 ‘마지막 사랑’(1990)의 주제곡이자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2023)를 통해 선보인 ‘The Sheltering Sky’ 등 그의 대표곡이 담겨 있다. 여기에 투병 생활 중 일기처럼 기록한 음악 스케치로 구성한 유작 앨범 [12]의 작업 비하인드와 3.11 동일본 대지진 피해 어린이 음악 재생 기금을 발전시킨 유스 오케스트라를 병상에서 지휘하는 모습 등 생애 마지막까지 음악으로 이야기하려 하는 모습도 담았다.

“삶과 음악을 여행한 아티스트”(-「The Guardian」) “예술의 증거이자 한 인간이 얼마나 완전한 형태로 예술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존재”(-‘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라는 평처럼,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는 거장이라 불리는 한 인간이 마지막 순간까지 불태운 예술혼에 대해 소리와 영상, 음악으로 읽어 내려가는 한 편의 에세이다. 러닝타임 96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4호(26.04.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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