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발주 막혀”…편의점 숟가락·빨대 사라진다 [중동發 물가쇼크]

박연수 2026. 4. 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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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카페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빨대는 물론, 라면·과자 포장재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편의점은 유제품 구매 시 제공하는 빨대와 요구르트 숟가락 발주를 오는 6일부터 일시 정지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장재는 재고를 많이 쌓아두는 품목이 아니라 타격이 더 크다"며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제품 생산과 발주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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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운임·환율 ‘삼중 압박’…물가 상승 우려
업계, 원재료 다각화, 신제품 출시 미루는 등 대응
서울 도심 내 한 상점에 비닐봉지를 비롯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됨에 따라 비닐과 플라스틱 원료가 되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카페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빨대는 물론, 라면·과자 포장재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편의점은 유제품 구매 시 제공하는 빨대와 요구르트 숟가락 발주를 오는 6일부터 일시 정지할 예정이다. 비닐·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떡볶이 제품도 지난 2일 이미 발주가 막혔다.

이 같은 조치는 나프타(납사) 수급 불안에서 비롯됐다.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핵심 원료다. 전체 물량의 약 3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제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플라스틱 컵·빨대 사용이 많은 카페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카페들은 빨대, 포장 컵 사용 자제 안내문을 설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쌓아뒀던 소모품 바구니를 없애는 매장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식품업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라면·과자 등 제품에 쓰이는 포장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업체들은 정확한 재고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쟁 발발 당시 기준으로 약 2~3개월가량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식품업체들은 생산량을 조절 중이다. 신제품 출시 일정을 미루고, 수요가 높은 기존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추가 원재료 수급처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장재는 재고를 많이 쌓아두는 품목이 아니라 타격이 더 크다”며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제품 생산과 발주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납품받는 물류 가격은 이미 오른 상태”라며 “당장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환율 상승도 직격탄이다. 코코아, 원두, 밀가루 등 대부분의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해상운임 지수를 대표하는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1826.77로 전쟁 전인 지난 2월 27일 1333.11보다 37%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15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도심 내 마트에서 한 시민이 종량제 봉투에 구매한 물건을 담아 가고 있다. 최근 나프타 공급 불안정 기류로 인해 종량제 봉투 등 비닐류 품절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SNS를 통해 지방정부의 절반 이상이 6개월 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료 또한 1년 이상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전쟁 장기화 시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재료의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 농·축산물 생산에 필요한 비료, 사료 등도 마찬가지다. 비료에 필요한 요소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된다. 실제 요소 비료 가격은 전쟁 전후로 톤당 400달러에서 700달러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아시아 국가들의 농업용 비료 사용이 집중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수급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축산 농가는 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합 사료는 지난 2월 이미 ㎏당 615원으로 전년 동월(611원) 대비 0.6% 올랐다. 여기에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ASF(아프리카돼지열병)로 닭고기, 계란, 돼지고기 가격도 오름세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질병과 전쟁이 겹치며 올해 연말까지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원재료뿐 아니라 나프타 등 공급난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생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여기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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