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뽑은 팀 후회할 것” 염경엽 자신만만, ‘픽 스틸’ 어게인? 차세대 에이스 키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개막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조기 강판된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의 검진 결과를 기다리면서 “잠을 못 잤다”고 털어놨다. 치리노스가 로테이션에서 빠지면, 선발진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낳을 판이었기 때문이다.
LG는 이미 토종 좌완 에이스인 손주영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손주영은 대회 기간 중 팔꿈치에 통증이 있어 대표팀 일정을 완주하지 못했다. 휴식 이후 등판한 시범경기에서는 옆구리 부상까지 추가됐다. 빌드업 과정까지 고려할 때 4월은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치리노스까지 빠지면 선발의 절대적인 수 자체가 부족해진다는 게 염 감독의 고민이었다. 두 외국인 투수(앤더스 톨허스트·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에 아시아쿼터 투수인 라클란 웰스까지 6명의 선발 자원을 보유한 LG지만, 정작 부상자가 생기자 2군에서 끌어 쓸 선수가 없어 고민인 상황에 처한 것이다. 염 감독은 2군에서 올릴 만한 선발 투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마땅치 않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치리노스의 허리 상태가 크게 이상이 없어 한숨을 돌렸지만, 화려해 보이는 LG 마운드도 결국 선발 쪽에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염 감독은 군 복무를 마친 선발 자원인 우완 이민호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윤식도 제대를 앞두고 있으나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자원은 아니다. 두 선수 모두 언제쯤 100%로 가세할지는 모른다. 일단 지금 있는 선수들로 버텨야 한다.

이에 염 감독은 아예 2~3년 뒤를 내다본 구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현재 선발 6명, 그리고 이민호 김윤식까지 당장 올해는 버틸 수 있는 자원은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선발은 육성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뚝딱 만들어 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염 감독은 LG의 미래를 양우진(19)과 박시원(20)에게 보고 있다.
염 감독은 “양우진과 박시원을 150㎞ 선발로 만드는 게 내 꿈”이라고 웃어보였다. 현재 LG는 좋은 토종 선발 투수들이 많기는 했지만 시속 150㎞를 상회하는 강속구 파이어볼러 선발들은 부족하다. 염 감독은 두 선수를 차근차근 육성해 현재 선수들의 뒤를 받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타 구단들이 공이 빠른 상위 라운더를 당장 불펜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LG의 접근법은 분명 차별성이 있다.
특히 1라운드 지명자인 양우진은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고교 시절 최고 투수 중 하나로 손에 꼽혔다. 실적이나 구위에는 이견이 없었다. 애당초 “3순위 내에는 지명될 선수”라는 평가가 자자했다. 다만 팔꿈치 피로골절 증상이 있어 LG보다 앞 순번에 있는 팀들이 상당히 고민을 했다.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상이라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 결과 LG에 앞서 지명권을 행사한 7개 팀이 모두 양우진을 지명하지 않았고, LG는 8순위로 양우진을 손에 넣었다. 염 감독은 피로골절 문제는 철저히 관리하고 회복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은 “아주 천천히 준비를 시켰다.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애당초 시점을 5월로 잡아놓기도 했다. 지금은 80%의 힘으로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단계다. 충분히 시간을 준다는 방침이다.
염 감독은 양우진의 잠재력을 확신하고 있다. “안 뽑은 팀들이 후회할 것”이라고 웃을 정도다. LG는 이미 타 팀이 거른 선수를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강력한 구위에도 불구하고 제구 문제 때문에 평가절하됐던 2025년 1라운드 신인 김영우(21)가 그 주인공이다. 김영우는 10순위까지 밀렸지만, 지난해 66경기에서 60이닝을 던지며 3승2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2.40의 대활약을 펼치며 나머지 9개 구단을 멋쩍게 했다.
염 감독은 박시원 또한 선발이 더 적합한 선수로 보고 있다. 올해 팀 사정상 출발은 불펜에서 했지만, 역시 150㎞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갖추고 있는 선발 요원이라고 평가한다. 박시원은 2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등록된 라클란 웰스와 교체돼 2군으로 내려갔다. 양우진과 더불어 선발 육성도 시작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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