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새벽②] 이마트, SSG닷컴 고도화 박차…오프라인 넘어 온라인 장보기 왕좌 노린다
신세계그룹, CJ그룹·美 리플렉션 AI와 파트너십 체결

유통법 개정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이마트는 자사 그로서리 앱인 SSG닷컴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대형마트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신선식품 배송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이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 간의 시너지 확대를 강조해 온 만큼 개정안 통과를 기점으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더욱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마트는 자회사인 SSG닷컴 고도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SSG닷컴의 서비스와 혜택을 강화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에서다. 이에 SSG닷컴은 최근 창립 12주년을 맞아 배송 서비스, 신선식품 경쟁력, 새로운 멤버십 등 3가지 핵심축을 뼈대로 한 대고객 선언을 발표했다.
먼저 최근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배송 역량' 강화에 나선다. 현재 SSG닷컴이 운영 중인 배송 서비스는 전국 100여 개에 달하는 이마트 점포 물류 시설인 PP센터(Picking&Packing) 등에서 처리되는 ▲쓱배송과 쓱배송 미운영 지역에서 CJ대한통운이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개되는 ▲스타배송으로 나뉜다.
SSG닷컴은 이중 쓱배송에 대해 원하는 날짜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주간배송' 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간배송 수령 시간대를 지역에 따라 최대 5개까지 세분화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타배송' 전면 개편에도 나선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이 보유한 전국 단위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기존에 취급하던 상온 상품을 비롯해 농축수산물 등 저온 상품까지 약속한 날 배송하며 장보기 커버리지를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
이 외에도 이마트 상품을 점포 반경 3km 이내에서 1시간 내외로 배송해 주는 '바로퀵' 물류 거점을 올 2분기 내 90곳으로 늘려 퀵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단골 소비자 확보의 핵심 열쇠로 불리는 '멤버십 서비스'도 전면 개편한다. SSG닷컴은 지난 1월 '쓱배송'과 '스타배송' 상품 구매 시 7%를 고정 적립해 주는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 '쓱세븐클럽'을 출시했다.
이후 SSG닷컴은 지난 3월, 기존 장보기 적립 혜택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TVING)의 콘텐츠를 더한 '쓱세븐클럽 티빙형'도 추가로 공개했다.
새로운 멤버십 공개 이후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SSG닷컴이 멤버십 출시일인 지난 1월 7일부터 2월 19일까지 '쓱세븐클럽' 회원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93%가 신선·가공식품 등 그로서리 상품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멤버십 고객 10명 중 9명 이상이 실제로 혜택을 활용해 장을 본 것이다.
이 밖에도 같은 기간 멤버십 회원의 장보기 객단가도 일반 회원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구매액은 멤버십 가입 이전과 비교해 각각 23%, 21% 늘어났다. 또 재구매율도 일반 회원 대비 27%P(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택원 SSG닷컴 대표이사는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해 장보기 대표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라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온라인 장보기의 접근성을 한층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최근 국내외 기업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SSG닷컴 운영의 효율화를 꾀하는 동시에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SG닷컴은 지난 2024년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맺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CJ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먼저, 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취급 물량 중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을 통해 배송하고 있으며 자사 물류센터 4곳을 순차적으로 CJ대한통운에 이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멤버십을 개편하며 CJ ENM의 OTT 자회사인 티빙과 손을 잡은 것도 앞선 업무 협약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상품 부문에서는 주기적으로 CJ제일제당과 '푸드PICK'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세계그룹은 최근 미국 인공지능 기업인 리플렉션 AI(Reflection AI)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맞춤형 AI 솔루션을 결합한 AI 풀스택(Retail AI Full-Stack)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통해 재고 효율을 개선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고 다가오는 배송 혁명 시대에 발맞춰 보다 빠른 물류 체계를 구축하며 유통업에 최적화된 '이마트 2.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그간 신세계그룹이 축적해 온 노하우와 새롭게 발현될 AI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또 다른 경험과 혜택을 선사하는 '차별화된 AI 커머스'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그중에서도 온라인 몰에서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고르고 결제부터 배송까지 책임지는 'AI 에이전트'의 획기적 발전이 기대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16일 진행된 리플렉션과의 업무 협약식에서 "대한민국의 AI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오늘 우리가 발표한 계획이 한국을 비롯해 AI가 주체적으로 발달돼야 한다고 믿는 많은 나라에 의미 있는 청사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마트가 SSG닷컴을 필두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는 가운데, 업계의 기대감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이미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쳐 유통 인프라가 구축돼있는 만큼 법 개정 시 빠르게 관련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와이즈앱 리테일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SSG닷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신규 앱 설치 수는 각각 17.9%, 74% 증가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리포트에서 "정부가 오프라인 점포에서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 중이다"며 "추가 인프라 투자 없이 새벽배송 커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음은 긍정적이며, 무엇보다 비대칭적 규제 환경이 정상화되는 것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직접 배송이 허용된다면 추가적인 자본지출(CAPEX)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새벽 배송의 전국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