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비닐 품귀… 이제 쓰레기 '안 만들면' 산다

손유지 2026. 4. 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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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순환경제] 미국-이란 전쟁 여파, 비닐 대란
산업·농가·생활 곳곳 마비… 사재기 우려 확산
쓰레기 줄이는 습관, 제로웨이스트가 생존전략으로
나프타 의존 탈피, 순환경제 전환이 사회 과제로

[지데일리] 지난달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 여파는 기름값 상승은 물론 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을 마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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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닐 제조업체들의 재고는 평균 10~15일분으로 바닥나고, 중소기업 셧다운 위기가 현실화되며 종량제 봉투 사재기 열풍까지 불었다. 농가에서는 영농철 멀칭 비닐과 부직포 부족으로 파종조차 위태로워졌다. 이러한 비상사태 속에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환경 이념을 넘어 필수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닐 부족으로 인한 일상·산업 혼란

비닐 대란은 소비자 생활부터 산업 전반을 뒤흔들었다. 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종량제 봉투가 동나며 시민들은 사재기에 나섰고, 배달 음식 포장재 부족으로 배민·요기요 주문이 제한됐다. 농업 부문에서는 요소 비료 가격이 40% 상승(톤당 480→680달러)하며 영농 비용이 폭증, 쌀·고추 등 작물 생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플라스틱연합회에 따르면 118개 회원사 중 소규모 업체 재고가 소진돼 연쇄 셧다운이 임박했다. 이러한 혼란은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일회용품 폭증을 상기시키며, 편의 중심 소비 문화의 대가를 치르게 만들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료·의약품 용기 등 필수품 부족으로 식료품 가격까지 연쇄 상승할 전망이다.

제로웨이스트, 위기 속 새로운 패러다임

이 비상은 제로웨이스트를 단순 환경 운동이 아닌 경제적·사회적 필수 대안으로 재조명한다. 지난달 30일 세계 제로웨이스트의 날로 제로웨이스트는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해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생활 방식을 말한다.

서울시의 2022년 '제로웨이스트 서울' 선언 이후 2년간 2185만 개 플라스틱(378톤)을 줄여 온실가스 1039톤을 저감했다. 코로나 후 위생 편의 소비가 회귀했음에도, 이번 대란으로 알맹상점 등 제로웨이스트 매장의 관심이 재점화됐다. 

이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 구조를 넘어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계기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안 만들면 대란도 없다"며 장기적 관점의 습관 변화를 강조한다.

환경·경제적 함의... 지속 가능성의 재발견

제로웨이스트 추구는 환경 보호에서 나아가 경제 안정성을 강화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4억 톤 발생하며, 해양 오염의 주범인데, 비닐 부족은 재생 플라스틱 활용을 촉진해 자원 순환을 가속한다. 서울시 사례처럼 다회용기 확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상점 및 소상공인 지원과 같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전쟁 장기화 시 비닐 의존 탈피는 에너지 안보를 높이는 전략적 선택이다. 이미 유럽연합은 플라스틱세 도입으로 유사 위기에 대비 중이며,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할 시점이다. 이 운동은 개인 습관 변화로 글로벌 공급망 충격을 완화하는 '바텀업'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같은 비닐 대란 속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며 나프타 기반 비닐 원료가 바닥난 상황에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은 개인부터 사회 전체의 변화를 통해 공급망 충격을 이겨내는 길을 알려준다.

먼저 개인 차원의 첫걸음은 텀블러와 장바구니, 밀랍 랩 같은 다회용품 도입이다. 이를 통해 일회용 비닐 사용을 1년 내 50% 줄이는 '용기내 챌린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상에서 포장재를 거부하고 재사용 습관을 들이면, 사재기 공포 없이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들은 이번 위기 속에서도 쓰레기 자체를 만들지 않아 평온을 지켜냈다.

또한 기업은 다회용 포장 시스템을 의무화하고 재생 소재 비율을 30%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다. 배달·유통업체가 재사용 용기를 확대하면 생산 비용 절감과 함께 소비자 신뢰를 얻을 전망이다. 나프타 의존 탈피를 위한 바이오 플라스틱 전환도 가속화돼, 장기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나프타 대체 원료인 바이오 플라스틱 R&D 예산을 2배 증액하고, 제로웨이스트 인증제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고 서울시의 플라스틱 프리 정책처럼 지역별 시범 사업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사례를 바탕으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는 산업 전반의 순환경제를 촉진한다.

지역사회도 제로웨이스트 상점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유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알맹상점처럼 벌크 판매와 다회용기 대여를 연결하면, 소상공인 매출이 오르며 커뮤니티 탄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전쟁 같은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회를 만든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이러한 과제들은 단순 환경주의가 아닌 경제적 필수대응"이라며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비닐 부족은 영구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우리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열쇠"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