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 가슴에 감성을 '찰칵'…공학 수업 과제가 '벚꽃 사진찍기'
"요즘 1학년부터 공부에만 몰두 안타까워"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다시 오지 않을 시절인데 공부하고 스펙 쌓는 것 잠깐 미뤄두고 화사한 봄날을 눈으로 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며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강 교수는 '2026학년도 1학기 공학수학 과제'로 4월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충북대가 있는 청주나 체류 지역의 '벚꽃 스팟'을 찾아 사진 촬영하는 것을 냈다.
과제 공고에는 '공대생의 메말라 비틀어진 감성 향상' '따뜻한 봄날에 하루 정도는 계절을 즐겨도 좋지 않을까요?'라는 배경을 설명하는 문구도 담겼다.
유의 사항도 있다. 벚꽃이 시들기 전 제출, 집앞 또는 교내 사진 금지, 사진 장소와 촬영 일자 포함, 독사진·단체사진 모두 가능 등의 내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되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강 교수는 '낭만 과제 공대 교수'로 유명인이 됐다. 게시글에는 수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강 교수는 충북대에서 교수를 시작한 2021년부터 5년째 이런 과제를 내고 있다. 따스한 봄날을 즐길 여유도 없이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안쓰럽게 느껴진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요새 학생들을 보면 1학년 때부터 거의 다 공부만 하더라. 스펙도 필요하고 학점도 관리해야 하니 어쩔 수 없겠지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대학생 시절 자신이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귀가하는 길에 잠깐 마주한 어두컴컴한 봄날의 아쉬운 기억도 이런 과제의 계기가 됐다.
강 교수는 "예전에 계절이 변하는 것도 모르다가 한밤중에 꽃 잠깐 보고 '봄이 왔구나' 이렇게 지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돌아볼걸 이런 생각이 든다"며 아쉬웠던 추억을 전했다.
그러면서 "공대에서 배우고 하는 것도 결국에는 사회가 됐든 사람이 됐든 도움 되자고 하는 건데, 학생들이 자신은 물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벚꽃' 과제뿐 아니라 가을에 '단풍' 과제도 생각하고 있다. 또 나름의 엄격한(?) 기준으로 과제를 채점해 순위권 학생들에게는 상품도 줄 참이다.
강 교수는 "찬란한 시절을 역동적이거나 예쁘게 잘 찍어온 학생들에게는 커피를 사주든 소소하게라도 상품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sedam_08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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