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743] 북한에서 왜 ‘테니스’를 ‘롱구’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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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테니스'는 영어 'tennis'를 음차한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테니스는 '받다(take)'라는 의미의 프랑스 고어 '뜨네(tenez)'에서 유래했다.
북한에서 테니스를 '롱구'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테니스라는 외래어 대신 롱구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단어 선택이 아니라, 문화적 자립을 지향하는 하나의 상징적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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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테니스 여자복식에서 남.북대결을 관람하러온 시민들이 북한의 황은주,신선애 선수를 촬영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3/maniareport/20260403071948567rffz.png)
테니스라는 말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널리 쓰였다. 조선일보가 창간하던 1920년 6월8일자 휘문고보학생(徽文高普學生) 개혁운동(改革運動)의결과(結果)‘ 기사는 ’경셩원 등에 잇난 사립휘문 고등보통학교(徽文高等普通學校)에셔 재작오(五)일 간친회(懇親會) 끗에 사백오십(四百五十)여명의 학생은 돌연히 교가를 부르며 몃々학생이 연단에 나셔 여러학생과 션생을향하야 연셜을하고 교쥬 민영휘(校主閔泳徽)씨에계 대하야 (일(一)) 고명한 션생님을 더 고빙할일 (일(一))완젼한 서실을 설립할일 (일(一))디방에서 류학하러 상경한 류학생 삼백명을 수용할만한 긔숙사를 설립할일 (일(一))사백명이상의 학생을 수용할만한 완젼한 강당을설비할일 (일(一))화학실험실(化學實驗室)을확장하야 실험긔구를 완버할일 (일(一))교실을중측할일 (일(一))박물표본(博物標本)을 완젼히 설비할일 (일(一))학생의 운동울 장려하기위하야『뼈스쁠』『풋볼』『테니스』『스켓트』『뽀트』와 기외도운동에 필요한 긔구를 설비할일‘이라고 전했다. (본 코너 901회 ’왜 ‘테니스’라 말할까‘ 참조)
북한에서 테니스를 ‘롱구’라고 부른다. 롱구라는 표현은 ‘long(길다)’와 ‘구(공)’를 결합한 형태로, 경기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이름이다. 테니스는 비교적 긴 코트에서 공을 주고받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긴 공 놀이’라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이는 단순 번역이라기보다, 스포츠의 본질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언론 매체는 ‘평양시 체육인들 속에서 롱구경기가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이번 전국체육경기대회에서는 롱구종목에서 새로운 기록들이 수립되였다’, ‘청년학생들이 롱구훈련에 적극 참가하여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등으로 보도한다.
이러한 명명 방식은 북한의 언어 정책 전반과도 맞닿아 있다. 북한은 외래어를 음차하기보다는 의미를 풀어 자국어로 바꾸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언어를 통해 사상적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의지와 연결된다. 다시 말해 테니스라는 외래어 대신 롱구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단어 선택이 아니라, 문화적 자립을 지향하는 하나의 상징적 행위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용어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는 일정 부분 혼용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 교류가 늘어나면서 테니스라는 표현도 점차 알려지고 있지만, 공식적이거나 교육적인 맥락에서는 여전히 롱구가 더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북한 언어 현실을 보여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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