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래교' 교주에서 한국등산학교 교장으로 [한국등산학교 전영래 신임 교장]

신준범 2026. 4. 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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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역사의 한국등산학교에는 '영래교 교주'가 있다.

과거 등반 교육이 엄격하던 시절,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따뜻한 형님처럼 교육생들을 홀려버리는 바람에, 졸업생들이 따르다 못해 아예 '영래교 교주'라는 별명까지 붙어버린 인물.

한국등산학교(이하 한등)의 전영래 신임 교장이다.

전영래 교장이 이끌어갈 한국등산학교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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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등산학교 전영래 신임 교장

52년 역사의 한국등산학교에는 '영래교 교주'가 있다. 과거 등반 교육이 엄격하던 시절,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따뜻한 형님처럼 교육생들을 홀려버리는 바람에, 졸업생들이 따르다 못해 아예 '영래교 교주'라는 별명까지 붙어버린 인물. 한국등산학교(이하 한등)의 전영래 신임 교장이다.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자 그는 기쁜 기색보다도 무거운 책임감부터 꺼내놓았다. "기쁘고 좋지만 어깨가 아주 무겁다"는 그는 강사에서 학교 전체를 책임지는 운영자로 입장이 바뀌다 보니 "일하다가도, 잠들기 전에도 학교 운영 생각뿐"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올해 예순두 살인 그가 한등과 인연을 맺은 건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11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의 설악산 교육 보조강사로 시작해 1990년 제15회 동계반부터 올해 104회 정규반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현장을 지켰다. 명실상부 한등 현역 강사 중 최장기 근속자다. 강사 활동비라고 해봐야 재정 형편상 '거마비' 수준인 이곳에서 40년 가까운 세월을 매 주말 새벽같이 산으로 출근하는 게 쉬운 일일까. 그는 이를 두고 '천직'이라 표현했다.

"초대 권효섭 교장님이 '이봐 자네, 여기 와서 봉사 좀 하지'라고 하셨던 그 한마디가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나를 이끌어온 것 같습니다. 세월이 지나다 보니 이제 등산학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내 삶이 됐어요."

이번 교장 임명은 서울시산악연맹 회장단 회의를 거쳐 이사회 승인을 통해 결정됐다. 지난 3월 15일 이취임식을 했다.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경우 총 4년간 학교를 이끌게 된다.

한등은 서울시산악연맹 부설이라는 공공 성격이 강해 초보자들이 많이 찾는다. 기술적인 등반 외에도 일반 이론 교육이 탄탄하고, 무엇보다 '기수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등이 타 교육기관에 비해 권위적이라거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전 교장은 "그건 정말 옛날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요즘 강사들은 언행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성폭력 예방 교육도 철저히 받는다는 설명이다.

"요즘 교육생들은 정말 발랄하고 자기표현이 확실해요. SNS가 발달해서 교육 소감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변화에 맞춰 우리도 교과목을 새로 만들고 장비 대여 시스템도 갖추고,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그는 교육생들이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등반' 그 자체를 배우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에 널린 일반 등산 지식보다는 등산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는 실전 기술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현재 5주까지 줄어든 교육 기간을 6주로 다시 늘려 교육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한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이 다른 과정을 신청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구상 중이다.

"가장 하고 싶은 건 우리 졸업생들과 함께 흰산(해외 고산) 원정대를 꾸려 등반을 가는 거예요. 사고 없이 안전하게 교육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교육 과정도 계속 개설해 나가고 싶은 바람입니다."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는 '교장'이라는 권위보다는 '산 선배'의 다정함이 묻어났다. 왜 그에게 '교주'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왜 많은 졸업생들이 그를 따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영래 교장이 이끌어갈 한국등산학교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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