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트럼프의 ‘이란 석기시대 회귀’ 발언, ‘단순한 수사’인가 ‘실전 예고’인가
트럼프가 반복한 TACO 가능성도 배제 못해… 현재까진 타코의 전형
“휴전 협상 잘 되고 있다”… 이란이 적극 부인한 후 종전 선언 무산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석기시대(Stone Age)’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전을 넘어, 이란의 국가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초토화 전략’의 명문화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미국의 대규모 군사 개입 사례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수사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백악관 문답, SNS,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를 재확인한 것은 행정부 내 군사적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 표현이 갖는 무서움에 주목한다. 과거 베트남전의 커티스 르메이나 걸프전의 제임스 베이커가 이 용어를 사용했을 때, 미국은 예외 없이 압도적인 화력을 쏟아부었다. 이는 적의 군사 시설만을 공격하는 ‘정밀 타격(Surgical Strike)’ 단계를 넘어, 전력·유정·담수화 시설 등 민간 생존 인프라를 파괴하는 ‘융단 폭격’과 지상군 투입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작용한다.
현재 진행 중인 ‘장대한 분노’ 작전의 수치는 이미 전면전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미 중부사령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미 1만2300개의 목표물이 타격되었으며 이란의 공군과 해군 전력은 사실상 궤멸 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일을 최종 시한으로 제시하며 발전소, 유정, 하르그 섬의 담수화 시설을 구체적 타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는 이란 지도부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국민의 삶의 질을 인위적으로 후퇴시키는 ‘고통 극대화’ 전략이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이 “뚜렷한 진전”을 언급한 것은 이란의 방어 체계가 이미 무력화되었음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앞으로 2~3주에 걸친 강력한 타격”은 이란 정권의 존립 자체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되면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미국의 최종 목표가 이란의 핵 포기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급된 ‘석기시대’라는 수단은 국제법상 논란이 될 수 있는 민간 인프라 파괴까지 포함하고 있다.
합의 시한인 6일 전후로 이란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트럼프의 대응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포한대로 실천에 옮긴다면 중동의 지도는 물론 이란이라는 국가의 문명적 존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의 전형적인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마지막에 겁을 먹고 물러난다) 가능성도 제기된다.
타코는 1단계에서 강력한 공격 예고로 위협하고, 2단계에서는 주가 폭락이나 유가 급등 등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3단계에서 “대화가 잘 되고 있다”는 발언으로 작전을 중단하거나 기한을 연장하고, 4단계에서 자신의 위협으로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냈다고 성과를 과시하며 마무리하는 패턴을 말한다.
이번 이란 전쟁에 4단계를 적용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전형적인 타코를 선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1단계로 이란의 전력망을 타격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가, 2단계로 돌연 “생산적인 대화”를 이유로 5일간 공습을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월가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상회하며 요동치자 트럼프가 경제적 부담을 느껴 결국 물러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트럼프는 월가의 예상대로 움직였다.
그러다 3단계로 “이란과 휴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종전 기대감을 높였지만 1일(현지시간)에는 종전 선언 대신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 4단계가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이란의 반응이 트럼프의 예상과 빗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란 측은 트럼프의 휴전 협상 운운하는 발언에 대해 “미국과 대화한 적 없다”며 적극 반박하며 트럼프의 ‘회군 명분’을 막아버렸다. 즉 이란이 트럼프의 타코에 말려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또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가는 이유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책 줄게”…유인하며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확정
- CCTV에 딱 걸린 김관영 지사의 ‘현금 살포’…10여명에 일일이 건넸다
- 45인승 통근버스, 10m 아래 논으로 추락…정자세로 멈춰서
- “나토는 종이호랑이” 美 탈퇴 예고한 트럼프 “동맹들 자동으로 왔어야”
- “50대 여성 ‘캐리어 시신’, 사위 폭행으로 숨진 듯”…긴급체포 20대 딸·사위 진술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