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어젠다]유용원 의원 "신속 획득 위해 '드론 특별법' 만든다"
우크라이나 다녀온 유 의원 인터뷰
"3D 프린터 1200대 공장에 전율
드론은 이제 포탄과 같은 소모품
1년 내 보급 가능한 시스템 갖춰야"
[편집자주] 힘의 논리로 국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신기술 개발로 전쟁의 양태도 급변 중이다. 전장에선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드론을 비롯한 무인 무기, 위성 통신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가 승패를 가른다. '동행미디어 시대'는 3부작 기획을 통해 달라진 안보 패러다임을 조명한다. 1부에서는 현대 기술전의 핵심인 '팔란티어'를 해부하고, 2부에서는 현대전 양상과 각국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3부에서는 혁신 기술을 안보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미비한 한국의 현실을 진단한다. 그리고 4월 16일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포럼(국방부 후원)을 개최한다. 안보 전문가 등이 '기술 전력화'를 위한 제도적 해법을 논의한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꼭 가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화 중 이 대목에서 음성 톤이 올라갔다. 직접 보면 국군이 무엇을 준비하고 바꿔야 할 지를 즉각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드론,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의 현대전 필수 물자를 국군이 획득하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론을 무기가 아니라 소모품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그는 이와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1호 군사전문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유 의원은 30여 년간 조선일보에서 국방부 담당 기자로 일하다 2024년에 국회의원(비례대표)이 됐다.

▶스카이폴(Sky Fall)이라는 회사의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3D 프린터 1200대가 동시에 드론의 동체나 부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습니다. 생산량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스카이폴에서는 어떤 드론을 얼마나 만들고 있습니까?
▶ 크게 세 종류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력 타격 수단으로 활용되는 일종의 자폭 드론인 FPV 드론을 한 달에 12만대를 만든다고 하고요, 프로펠러 8개 달려 있고 밑에 15㎏까지 폭탄을 장착하는 '뱀파이어' 드론은 한 달에 6000∼7000개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각광받는 충파 드론, 즉 상대의 드론에 충돌해서 무력화하는 요격 드론 P1-SUN도 제작합니다. 이게 시속 300㎞의 빠른 드론인데 대당 가격이 우리 돈으로 200만원 정도입니다.
-드론이 우크라이나를 살렸다는 말도 있던데, 실제로 전장에서 어느 정도 쓰이고 있습니까?
▶지금 우크라이나 군이 한 달에 소모하는 드론이 20만∼30만대라고 합니다. 연간 수백만대가 사용되는 거죠. 드론이 포탄처럼 소모되는 양상으로 전쟁이 전개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그 정도의 드론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까?
▶전쟁 초기에는 중국의 다쟝(DJI) 드론에 박격포탄 등을 매달아 떨어트렸는데 러시아가 전파 교란으로 쉽게 무력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죽기살기로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죠. 궁즉통이라고, 국가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자체 드론 생산 능력을 갖췄습니다.
▶최근 이란이 주변국으로 날리는 샤헤드-136 드론이 우크라이나에서도 위력을 발휘합니다. 러시아가 이 드론을 떼로 날립니다. 하루에 700∼800대를 보내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대공포를 쏘고, 전파 교란도 하고, 산탄총까지 쓰며 방어해도 구멍이 뚫립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벌떼 쏘기'와 '섞어 쏘기'입니다. 1단계로 수백 대의 드론을 날려 요격 미사일 등의 방어 수단을 소진하게 한 뒤에 파괴력이 큰 탄도 미사일을 쏘는 겁니다.

▶북한이 최근 전차와 드론이 합동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평양 인근에 샤헤드-136 드론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요. 북한이 섞어 쏘기 전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이 장착된 드론도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가장 최고의 드론은 AI 드론입니다. 목표물 형상을 기억하고 스스로 식별해서 공격하는 AI 드론이 개발됐고, 우크라이나에서도 쓰이는 것으로 압니다. AI 드론은 군집비행이 가능하죠. 영화 속 장면처럼 수백 대의 드론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드론이 실전 능력을 갖추면 '게임 체인저'가 됩니다.
-드론과 관련한 우리나라 군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좀 부끄러운 얘기인데 자폭 드론 양산 역량은 갖추지 못했고요, 정찰 드론이나 소형 폭탄을 매달 수 있는 드론을 군에서 부분적으로 도입해 시험 운용하는 단계로 보면 됩니다.
-하루빨리 우리 군이 드론 활용 역량을 갖춰야 할 것 같은데요.
▶거기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군은 중후장대형 무기,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무기 중심의 획득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정하게 평가해서 도입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대형 무인기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자폭 드론처럼 소모적 자원은 전력지원체계로 분류해서 빨리 공급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야 합니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소형 자폭용 드론의 경우에도 획득에 최소 5년이 걸립니다.
-전력지원체계의 획득이 무엇인가요?
▶방탄복, 탄약 같은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위에서 드론이 전장에서 포탄처럼 쓰이고 있다고 얘기했죠? 드론을 무기가 아니라 군수물자로 분류하면 획득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그렇게 진행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 적이 있습니까?
▶폴란드가 "우리는 한국 무기를 많이 사주는데 왜 우리 것은 안 사주느냐"는 불만을 제기해 2024년에 방위사업청이 폴란드 WB일렉트로닉스와 워메이트 드론 도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해당 구매 예산을 국방부의 경상운영비로 편성해 집행했습니다. 무기 예산이 아닌 군수품 예산으로 처리한 것이죠.
▶폴란드 드론 구매는 예외적인 상황이었고, 군 획득 규정 자체를 바꾸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 소형·저가·자폭 드론을 1년 내에 양산하고 보급할 수 있는 별도의 획득 경로를 만들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입니다. 드론 성능 시험에 필요한 주파수 사용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도 포함하고요. 일종의 '드론 특별법'인 거죠.

▶국산화 부분이 큰 숙제입니다. 기술력을 가진 민간 업체에 대한 정부나 군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드론 기술이 앞선 나라의 업체와 국내 업체의 공동 개발이 이뤄지면 시행착오를 줄여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군의 의지가 중요하겠네요.
▶지난 1월에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군인이 아닌 기술 관료 출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미하일로 페드로프, 서른 네 살입니다. 디지털혁신부 장관을 하다가 국방부 장관이 됐습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드론·AI 기술 혁신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전쟁을 치르며 기술 기반의 군사 혁신이 국방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국가가 깨달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소프트웨어 중심 무기체계 획득 특별법안' 처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달에 국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이달 9일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당 의원들도 대체로 제도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신속 처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
이상언 제도혁신연구소 소장 selee@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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