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버로 고객 모으고 면세점서 소비 이끈다
면세점 체류형 소비 확산
홈쇼핑은 초기 판매 창구로

국내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 유통 채널을 기능별로 나눠 쓰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입은 네이버 등 플랫폼에 맡기고, 실제 구매 전환은 면세점에서 유도하는 식이다. 여기에 홈쇼핑은 초기 매출을 만드는 테스트 채널로 활용되면서 채널별 역할이 뚜렷하게 분화되는 흐름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에 입점한 국내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고, 브랜드 수는 2배 이상 확대됐다. 여성 컨템포러리 카테고리 거래액도 70% 이상 늘었다. 마뗑킴의 경우 입점 전후 4개월을 비교하면 10대 거래액이 2배 이상 증가했는데, 기존 고객이 아닌 신규 유입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들이 네이버를 선택하는 이유는 채널 구조에 있다. 무신사 등 패션 전문 플랫폼이 기존 팬층 중심의 소비가 이뤄지는 반면, 네이버는 검색과 추천을 통해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고객이 유입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버티컬 플랫폼에서 팬층을 형성한 뒤 네이버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유입을 넓히고 있다.
채널 내 판매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마뗑킴은 네이버 단독 상품과 빠른 배송을 결합해 매출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렸고, 마르디 메크르디는 전 상품을 한 번에 입점시키고 라이브 방송을 병행해 첫 방송에서 약 94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인플루언서 기반 신생 브랜드들도 네이버 단독 론칭을 통해 초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들은 면세점을 구매 전환에 유리한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여행이라는 소비 맥락 속에서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며 상품을 처음 접하고, 체류 과정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가격 비교보다 현장에서의 경험과 첫인상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특징이다.
신세계면세점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 ‘김해김’은 입점 이후 매월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12월에는 전월 대비 약 90% 증가했다. 니치 향수 브랜드 ‘본투스탠드아웃’, 아웃도어 브랜드 ‘누크피터’ 역시 면세점을 통해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브랜드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매장 구성도 이러한 소비 흐름에 맞춰 설계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K-WAVE존’은 K팝 굿즈와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관광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운영 한 달 만에 매출이 206% 증가했다. 공연 일정이 있는 기간에는 매출이 집중됐고, 유럽 관광객 매출도 최대 7배 늘었다.
유입된 고객이 식음 공간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로 이동하며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쇼핑으로 이어진다. 해당 공간은 개점 전후 6개월 기준 매출이 30배 증가했고, 구매 고객 수는 약 4배 확대됐다. 식품 구매 고객이 화장품과 패션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비중도 10배 증가했다. 체류를 늘려 구매 품목을 확장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가전 브랜드들은 홈쇼핑을 초기 시장 진입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홈쇼핑은 구매력이 높은 40~60대 고객 비중이 높고, 방송을 통해 제품 기능과 사용법을 직접 시연할 수 있어 고가 제품 판매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다이슨을 업계 최초로 론칭해 4년 만에 누적 주문액 1000억 원을 달성했고, 발뮤다는 500억 원, 샤크닌자는 론칭 1년 만에 3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로보락 역시 연간 300억 원 수준으로 매출을 확대했다. 이들 브랜드는 홈쇼핑에서 초기 매출과 인지도를 확보한 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채널이 세분화될수록 브랜드의 입점 전략도 정교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채널 수보다 채널별 역할과 고객 특성을 고려한 선택이 더 중요해졌다”며 “유통 채널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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