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사 3명 중 1명이 사라졌다···미제는 1년 만에 2배로

일선 검찰청이 검사 정원의 3분의 1 이상을 비워둔 채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사직자가 늘고, 5개 특별검사팀과 정교유착 검·경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등에 검사가 대규모로 파견되면서다. 이 때문에 미제사건은 늘고 있고, 남은 검사들의 휴직·사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과 6개 고등검찰청을 제외한 전국 60개 지검·지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검사는 총 1375명이다. 이는 정원(2097명)에서 722명이 부족한 것으로, 실근무율은 65.6%다.

각 지검·지청별로 보면 지청 중 규모가 큰 곳일수록 인력 공백이 컸다. 차장검사가 있는 10곳 지청 중 대전지검 천안지청(48.6%), 수원지검 안양지청(50%)·안산지청(57.7%), 부산지검 서부지청(51.5%)·동부지청(55.9%), 의정부지검 고양지청(54.8%), 광주지검 순천지청(54.8%), 대구지검 서부지청(57.1%) 등 8곳의 정원 대비 실근무 검사 비율이 60%를 밑돌았다. 나머지 두 곳(수원지검 성남지청·인천지검 부천지청)은 각각 61.7%, 65%였다. 광주지검(54.8%), 청주지검(56.1%), 제주지검(56.3%), 인천지검(59.1%)과 대구지검 경주지청(55.6%)도 실근무율이 60%가 되지 않았다.
검사 부족은 미제사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미제사건 수는 2024년 말 6만4546건에서 지난해 말 9만6256건, 올해 2월 12만1563건이다. 1년 2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울산지검은 1년여 만에 미제사건(올해 2월 기준 3014건)이 세 배 넘게 늘었다. 의정부지검(1만410건), 부산지검(1만229건), 인천지검(9764건), 대구지검(9402건), 서울북부지검(4051건), 청주지검(3355건)도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원지검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선 검사들은 업무 과중을 말한다. 한 평검사는 “모든 검사가 풀 야근을 하고 있는데 야근해서 될 상황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400개가 넘는 사건을 재배당받았다. 제어가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근무율이 가장 낮은 천안지청의 안미현 부부장검사는 지난달 24일 SNS에 “수사 검사 1인당 미제가 진즉 500건을 돌파했다”며 “파산지청”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지난해부터 특검과 합수본이 대대적으로 출범하면서 검사가 대규모로 파견됐다. 3대 특검과 상설특검 활동이 끝났지만, 공소유지를 위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에 각각 23명씩, 채상병 특검에 8명, 상설특검에 2명이 나가 있다. 한창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12명)을 포함하면 5개 특검 파견자만 68명이다.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정원이 두번째로 많은 인천지검의 실근무 인원(68명)과 같다. 전국 2위 규모 검찰청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사들의 ‘탈출’이 이어진 것도 원인이다. 검사들은 “사기가 저하되면서 조직을 떠나거나, 남아있어도 업무 효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이후 사표를 내고 떠난 검사는 총 233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직자가 늘면서 일이 늘어나니 휴직을 하는 검사도 많다”며 “남은 검사들은 업무가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인력난에 따른 미제사건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3~5년차 평검사 12명을 직무대리 형식으로 수원지검, 청주지검 등으로 파견 중이다. 법무부는 매년 8월에 있던 경력검사 임관을 다음달로 앞당기기로 했다. 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검찰 미제사건 증가를 언급하며 “중수청이 시스템과 인력·조직을 다 갖추는 것도 금방 되는 일이 아니다. 계류된 사건, 송치될 사건 정리하는 데 심각한 지체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요즘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서 근원적으로는 인력 문제가 보강이 안 될 경우에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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