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단 두 번 뿐..치열한 ‘눈치 싸움’ ABS 챌린지, ML 어떻게 바꿀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기회는 단 두 번. 치열한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는 올시즌부터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를 도입했다. 다만 모든 공을 기계가 판정하고 신판이 결과를 선언만는 KBO리그와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심판이 볼판정을 하고 비디오 판독 형태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ABS 챌린지' 시스템이다.
자동 고의사구, 피치클락, 견제 제한의 도입 등 규정 개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메이저리그지만 경기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심판의 역할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는 ABS의 도입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ABS가 담보하는 공정성은 외면할 수 없었던 만큼 챌린지라는 절충안을 선택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ABS 챌린지를 처음 선보인 메이저리그는 올해 규정을 정식 도입했다. 한 경기 팀 당 2번의 챌린지 기회를 부여하고 실패시 기회가 차감되는 방식. 일반 챌린지(비디오 판독)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MLB.com에 따르면 2026시즌 첫 62경기에서 총 227번의 ABS 챌린지 신청이 나왔다. 경기 당 3.7회. 각 팀들이 주어진 기회를 모두 소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규이닝에 ABS 챌린지 기회를 모두 소진한 것은 총 22회였다.
ABS 챌린지는 일반 챌린지와는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신청 주체다. 일반 챌린지는 각 구단의 자체 분석을 거쳐 최종적으로 덕아웃에서 감독이 신청한다. 하지만 ABS 챌린지는 마운드의 투수와 공을 받는 포수, 타석의 타자만 신청할 수 있다.
현장의 책임자인 감독이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감안해 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구의 당사자인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려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벤치에서 결정하는 것보다 즉흥적인 신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전략적으로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지난 3월 2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1회에 ABS 챌린지 기회 두 번을 모두 소진하기도 했다. 1회초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이 비니 파스콴티노의 타석에서 낮은 볼에 챌린지를 신청했지만 번복되지 않았고 1회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가 바깥쪽 낮은 코스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복해 챌린지를 신청했지만 역시 번복은 없었다. 애틀랜타는 1회 모든 기회를 소진하고 남은 경기를 ABS 챌린지 없이 치러야 했다.
MLB.com에 따르면 5회 이전에 2번의 ABS 챌린지 기회를 모두 소진한 경우는 애틀랜타 포함 4번이나 있었다. 경기 초반 기회를 모두 써버리지 않더라도 승부처를 위해 기회를 남겨두는 것도 어렵다. 9회 뒤집을 수 있는 볼판정에 챌린지 신청이 없었던 것이 55번이나 있었고 풀카운트에 잘못된 볼판정이 나왔음에도 챌린지 신청이 없던 경우도 12번 있었다.
물론 모든 챌린지 미신청이 기회 소진 때문인 것은 아니다. 기회가 남아있었음에도 심판 판정에 수긍했거나 신청을 해도 될지를 즉각적으로 판단하지 못해 그대로 판정을 받아들인 경우도 있다. 팀 전체에 단 두 번이 보장된 기회를 언제 어떻게 써야할지를 감독이 아닌 선수가 순간순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치열한 '눈치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4월 1일(한국시간)까지 타석에서 ABS 챌린지를 가장 많이 신청한 선수는 마이크 트라웃(LAA)과 카일 슈와버(PHI)였다. 두 선수는 모두 3번씩의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며 '최다 챌린지 성공'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번 신청해 2번 판정 번복에 성공한 선수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가운데 레오 리바스(SEA), 루이스 가르시아(WSH), 가브리엘 아리아스(CLE), 와이엇 랭포드(TEX)는 두 번 챌린지를 신청해 모두 실패하며 성공율 0%의 굴욕을 맛봤다. 투수가 직접 ABS 챌린지를 신청한 것은 단 12번 뿐. 성공은 5회, 실패는 7회로 실패 확률이 더 높았다.
최고의 눈을 가진 선수는 뉴욕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였다. 웰스는 4번 챌린지를 신청해 전부 판정 번복을 이끌어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웰스가 4번의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며 적립한 득점가치는 무려 5.7점이었다. 가장 많은 판정 번복을 이끌어낸 포수들은 닉 포르테스(TB), 살바도르 페레즈(KC), 윌 스미스(LAD), 라이언 제퍼스(MIN)로 각 5번씩 챌린지에 성공했다. 제퍼스는 8번 신청해 5번 번복에 성공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7번씩 챌린지를 신청했다.
챌린지를 가장 많이 신청한 선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포수 에드가 퀘로다. 퀘로는 무려 10번의 ABS 챌린지를 신청해 유일한 두자릿수 신청 선수다. 하지만 성공율은 겨우 40%로 실패가 6번이나 됐다. 가장 많은 챌린지 실패를 경험한 선수기도 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페드로 파헤스는 5번 신청해 겨우 한 번 번복에 성공하며 포수 중 최저 성공율을 기록 중이다.
물론 지난해까지 없었던 두 번의 '보너스 찬스'가 추가된 것인 만큼 두 번의 기회를 '낭비'하더라도 이제까지와 같은 경기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보너스 기회가 승패를 바꾸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가 새로 도입한 단 두 번 뿐인 '눈치 싸움'이 과연 올시즌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자료사진=ABS 챌린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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