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떨어졌다고 생각 안 해" 서운함 비친 손흥민, 말 아닌 '골'로 증명 필요...득점력 회복 절실

정승우 2026. 4. 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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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월드컵을 70여 일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홍명보호는 기대보다 불안만 남겼고, 주장 손흥민(34, LAFC)의 부진은 가장 큰 숙제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한국은 슈팅 11개를 기록하고도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 랭킹도 22위에서 25위로 떨어졌다. 코트디부아르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랭킹 포인트 10.78점을 잃었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82분을 뛰었다. 감기 기운 탓에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후반 교체로 나섰던 그였지만,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반전을 노렸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넓은 공간을 앞에 두고도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17분 박스 안 논스톱 슈팅은 방향이 정확하지 않았다. 후반 29분에는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지만 마무리에 실패했다. 전성기의 손흥민이라면 골망을 흔들었을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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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침묵은 이제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소속팀 LAFC에서도 공식전 8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다. 대표팀 2경기까지 더하면 공식전 10경기째 골이 없다. 유일한 득점은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냐전 페널티킥이다. 오픈플레이 득점은 더 오래 멈춰 있다.

자연스럽게 '에이징 커브' 이야기가 따라붙었다. 1992년생 손흥민은 어느덧 만 34세를 앞두고 있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 순간적인 침투, 골문 앞에서의 날카로운 마무리가 예전만 못하다는 시선도 커지고 있다.

손흥민은 선을 그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정말 떨어졌다고 느끼면 냉정하게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로만 이야기하는 건...너무 그렇다"라며 "나이가 든 건 맞고, 내가 많은 골을 넣어왔으니 기대가 큰 것도 안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그래도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고,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여전히 누구보다 성실하게 몸을 만들고, 누구보다 절실하게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그가 짊어진 무게도 누구보다 크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한국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한 방 역시 아직은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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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제는 말보다 결과가 필요하다. 손흥민은 스스로 "월드컵에서는 이런 찬스가 많이 오지 않는다. 한두 번 오는 기회를 넣어줘야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 역할을 최근 몇 달 동안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드컵은 손흥민 한 명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다. 이름값이나 과거의 공로만으로 선발 자리가 보장될 수는 없다. 지금의 대표팀은 손흥민이 있어야 강한 팀이 아니라, 가장 좋은 선수가 뛰어야 하는 팀이어야 한다. 손흥민이 여전히 대표팀 공격의 중심이어야 한다면, 그것은 "나는 아직 괜찮다"는 말 때문이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 보여주는 골과 영향력 때문이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대표팀은 5월 중순 최종 명단을 발표한 뒤 미국으로 떠난다. 현지 평가전 한 경기가 사실상 마지막 시험대다. 그때까지 손흥민이 득점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 아닌 골로 증명해야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홍명보 감독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손흥민을 후반 조커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더 이상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홍 감독은 이미 손흥민을 '슈퍼 조커'로 기용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바 있다. 지친 상대 수비를 상대로 후반 20~30분 손흥민의 폭발력을 극대화하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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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최고의 아이콘이다. 대표팀 최다 득점자이자 지난 10년 동안 한국 축구를 상징해온 선수다. 그렇기에 더 냉정해야 한다. 월드컵은 추억이나 예우로 뛰는 무대가 아니다.

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손흥민이다. 그는 "우리는 더 싸워야 하는 팀이다. 더 귀찮게 하고, 더 힘들게 해야 한다"라며 "5월에는 팬들이 조금 더 즐거워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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