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제우스가 여성적 내면 지녔다고?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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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신들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이 밖에도 주정뱅이로 치부되곤 하는 디오니소스가 "몸을 통한 영성을 대표"하며 "억압된 여성의 해방자"라는 해석, 하데스가 관장하는 지하 세계란 죽음이나 저승이라기보다는 "어두움의 세계이자 깊이의 세계", 즉 "정신의 영역"이라는 설명 등 그리스 신화와 인간을 보는 눈을 틔워 주는 통찰이 책에는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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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신들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신다운 위엄과 능력을 과시할 때도 있지만, 인간적인 결함과 한계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더 자주 보인다. 숱한 세계의 신화 가운데에서도 그리스 신화가 특히 사랑받는 까닭일 것이다.
신화학자 고혜경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쓴 ‘아버지 없는 세상의 아들들’은 그리스 신화 속 여섯 남신을 톺아보며 남성성의 문제를 살핀 책이다. 제우스, 헤파이스토스, 아폴론, 헤르메스, 디오니소스, 하데스가 그 여섯인데, 이들이 “인간 정신을 이루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힘들을 의인화한 것”이라는 게 논의의 출발이다.
올림포스의 주신인 제우스는 아내 헤라를 두고서도 여러 여신과 님프, 인간 여성들을 탐한 바람둥이로 유명하다. 그러나 제 자식들을 땅에 묻거나 먹어 없앴던 할아버지 우라노스와 아버지 크로노스에 견주어 제우스는 “저마다 고유한 힘을 지닌 여러 신들”을 존중함으로써 “다양성과 복잡성”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게다가 어머니 레아와 할머니 가이아의 도움으로 크로노스에게 잡아먹히지 않았고 그 뒤에도 가이아의 딸들이나 손녀들과 혼인하거나 동맹을 맺으며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제우스는 내면의 여성성이 잘 통합된 남신”이며 그런 점에서 “건강하고 성숙한 아버지 혹은 미래의 아버지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고 고 교수는 짚는다.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인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는 “올림포스 12신 중 유일하게 노동하는 신이다.” 태어날 때부터 추한 모습이었던데다 어머니가 산 아래로 내던지는 바람에 장애를 입은 그를 신으로 섬긴 것을 두고 “고대 그리스인들이 ‘장애의 신성’을 알아보았다”고 고 교수는 평가한다. 놀라운 솜씨로 온갖 물건과 작품을 만든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신체적 결함과 거절의 상처를 창조의 동력으로 승화”시켰다.
이 밖에도 주정뱅이로 치부되곤 하는 디오니소스가 “몸을 통한 영성을 대표”하며 “억압된 여성의 해방자”라는 해석, 하데스가 관장하는 지하 세계란 죽음이나 저승이라기보다는 “어두움의 세계이자 깊이의 세계”, 즉 “정신의 영역”이라는 설명 등 그리스 신화와 인간을 보는 눈을 틔워 주는 통찰이 책에는 가득하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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