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스리백, 다른 완성도..."日 축구 수준 높다" 극찬 세례, 홍명보호 '0골 5실점' 와르르→"늦었지만 바꿔야 할 수도" 우려 커진다


[OSEN=고성환 기자] 스리백 형태는 같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나란히 유럽 원정길에 올랐던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영국 축구의 성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 친선 평가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압했다. 스코틀랜드전 1-0 승리에 이은 2연승. 특히 아시아 국가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승리한 건 사상 최초다.
잉글랜드가 경기 내내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려 했다. 하지만 일본은 조직적인 수비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없는 잉글랜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전반 23분 날카로운 역습 한 방으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다.
일본은 이후로도 잉글랜드를 잘 통제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잉글랜드는 후반 32분 마커스 래시포드(바르셀로나)의 슈팅이 골문으로 향하기 전까지는 유효 슈팅조차 만들지 못했다. 결국 잉글랜드는 큰 기회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며 그대로 패배, 자존심을 구겼다.

모리야스호의 스리백을 향해 극찬이 쏟아졌다. '디 애슬레틱'은 "일본 대표팀이 높은 수준의 팀이라는 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들은은 2023년 초 이후 41경기에서 30승을 기록했고, 지난 4년간 브라질과 스페인, 미국, 독일, 잉글랜드를 꺾었다"라며 "모리야스 감독이 8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조직력이 잘 다져진 팀이라는 것이 경기력에서 드러난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모리야스의 팀은 오랜 시간 내려앉아 수비하는 데 능했고, 전반 점유율이 31%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인 압박으로 상대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방해했다"라며 "일본은 후반 들어 더 적극적으로 나서며 측면 공간을 노리는 직선적인 공격으로 위협을 가했다. 경기 막판엔 잉글랜드의 공세를 견뎌냈고, 세트피스를 제외하면 실점 위기는 거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잉글랜드는 이번 경기 전까지 21경기 연속 득점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일본 수비에 막혀 침묵하면서 득점 행진을 마감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 부임 이후 웸블리에서 패한 것도 처음이다.
디 애슬레틱은 "잉글랜드는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일본은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일본은 인내심 있게 수비를 펼치면서도 기회가 오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확실히 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팀이다. 이번 경기력을 본다면, 같은 조에 속한 네덜란드 대표팀 등 일본과 F조에서 경쟁할 팀들도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헬 감독도 패배를 깔끔히 인정했다. 그는 "어려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조직력이 뛰어나고 최상의 전력으로 나선 매우 훌륭한 상대였다"라고 일본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일본은 예상대로였다. 빌드업에서 3-2, 4-1, 3-1 등 다양한 형태를 활용하고, 측면으로 벌려 공간을 만든 뒤 안쪽으로 전개해 최종 라인을 공략한다. 매우 조직적인 팀이고, 상대하기 까다롭다. 실망도 있지만, 놀랍지는 않았다"라며 일본의 승리가 이변은 아니라고 짚었다.
이제는 유럽 축구도 일본을 무시할 수 없는 세계적 강팀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러'는 "일본이 다크호스라는 평가는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어쩌면 특별한 여름이 될지도 모른다"라고 일본의 선전을 점쳤다.
'가디언' 역시 "일본은 매우 매력적인 팀이었다. 움직임이 뛰어났고, 볼 점유 시 침착했으며 수비 시 빠르게 견고한 블록을 형성했다. 잉글랜드는 끝내 그 틈을 전혀 찾지 못했다"라고 되돌아봤다.

반대로 한국 축구는 3월 A매치 2연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이번 유럽 원정에서 코트디부아르, 오스트리아를 상대했다. 그는 다시 한번 스리백을 가동하며 본선 경쟁력을 테스트하려 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0-4, 0-1로 패했다.
홍명보호는 이번에도 김민재를 중심으로 3명의 센터백을 기용하고,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을 배치하는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포메이션 자체는 일본의 3-4-2-1 포메이션과 비슷했다. 수비 시에는 양 윙백이 내려와 5-4-1 형태로 블록을 형성하고, 측면을 활용한 빠른 역습을 노리는 형태였다.
하지만 완성도 면에선 차이가 컸다. 스리백에 익숙한 선수들이 없다 보니 어색한 모습이 이어졌다. 물론 선수 개인의 집중력이 문제가 된 장면도 많았지만, 수비 숫자가 많아도 실점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스토퍼 역할을 맡은 김민재도 특유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전진 수비의 강점을 살리기 어려웠다.
특히 중원에서 답답함이 컸다. 홍명보 감독은 김진규의 짝으로 박진섭, 백승호 등을 기용하며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에게 공수 조율을 맡기려 했지만, 기동력과 활동량이 떨어지다 보니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동선 정리가 깔끔하지 못하면서 빌드업부터 공격 전개까지 애를 먹었다.

자연스레 스리백이 지금의 한국 대표팀엔 맞지 않는 옷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8년째 모리야스 감독이 지휘하면서 꾸준히 스리백 전술을 팀에 입혀왔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스리백으로 스페인과 독일을 잡아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2024년 7월 대표팀에 부임한 만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처음부터 스리백을 주요 전술로 기용한 것도 아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스리백이냐 포백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약속된 플레이를 잘 펼치며 준비한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느냐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현실적으로 홍명보호의 스리백이 지금 상태에서 완성도를 크게 끌어 올릴 것이라 기대하긴 쉽지 않다. 본선에서 만날 강팀들을 상대로 수비 안정화에 집중하는 건 분명 일리 있는 계획이지만, 어설프게 내려앉았다간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장지현 해설위원 역시 변화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그는 유튜브 채널 '원투펀치 플러스'을 통해 "꾸준히 보이는 큰 문제 중 하나가 스리백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최종 판단을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라며 "지금 시스템으로도 결과를 낼 가능성이 없다곤 할 순 없지만, 확률이 높지 않아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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